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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왜 서울은 도쿄·베이징과의 경쟁서 뒤처지는가

글로벌 명품 지향이 아닌 로컬 하향평준화 지향이 빚은 결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9-15 11:41:33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해마다 추석이면 고향으로 가는 부류도 있는 반면에 상당수의 무리들은 해외로 나간다. 모처럼 연휴를 맞이해 한국 밖으로 나가 콧바람이라도 쉬어야 방전된 몸에 충전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그만큼 우리도 글로벌화가 되었다는 방증이며, 실제로 상당수의 사람들이 글로벌 문화에 익숙해져 있고, 세계인과 같이 호흡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물론 국내 명소의 리조트, 휴양림 혹은 펜션까지 동이 날 정도로 많이 움직인다. 제대로 즐길 줄 알고 돈도 쓸 줄 안다.
 
하지만 수년 전만 해도 명절 때만 되면 북적대던 중국인의 모습은 거리에서 많이 줄어들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호텔의 경우 공급 대비 수요 부족으로 전전긍긍한다. 특히 3∼4성급 호텔은 경영악화로 문을 닫는 곳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잘되는 호텔과 그렇지 못한 곳과의 명암이 극명하게 대조된다. 특히 지방 호텔의 경영 상태는 더 심각해 문제의 심각성이 더 노골화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국내 관광 산업이 갈수록 더 위축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 정도라면 왜 우리 관광 산업이 위기라고 하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마디로 꼬집으면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예전 같으면 명절에 중국인들로 북적거릴 터인데 별로 눈이 띄지 않는다.
 
오히려 일본에 더 몰려간다.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의 여파로 한국 관광객들의 일본 방문이 대폭 줄고 있지만 넘쳐나는 중국인들로 전체 관광객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에 걸쳐 관광객들이 몰린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든 이유로 곧잘 사드 보복의 여파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중국 정부를 탓한다.
 
그렇지 않다. 중국인들이 더 이상 한국을 찾을 매력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진단이다. 볼거리, 먹거리 등이 수반되지 않고 살거리만 갖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중국인들의 쇼핑 눈높이도 한국 상품을 넘어 일본 상품에 더 눈독을 들인다. 실제로 중국 화장품 내수 시장에서도 일본산이 한국산을 제치고 수위로 올라섰다.
 
서울만 하더라도 한 때 도쿄, 베이징, 상해 등 동북아 대도시들과 경쟁을 하면서 글로벌 명품 도시의 비전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아이디어나 의욕이 실종되고 추락의 길을 계속 걷고 있다.
 
반면 도쿄는 2020년 하계올림픽, 베이징은 2022년 동계올림픽으로 도시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초일류 도시로의 변신에 초점을 맞춘다.
 
서울의 경우 당장 계획된 글로벌 이벤트도 없어 자연스럽게 이런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최근 10년 가까이 그릇된 이념과 낡은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리더십에 의해 한 치 앞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을 지향하기보다 로컬 지향이라는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강북 혹은 낙후 지역 개발이 틀린 것은 아니나 명품 도시 경쟁의 끈을 놓지 않는 균형적 접근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만든 ‘서울로 7017’은 시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탁상공론과 전시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눈총을 받고 있다.
 
구태의연한 낡은 이념과 4류 정치 포퓰리즘이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 훼손
 
서울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글로벌 명품 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도시이다. 그러나 개발 초기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져 이를 개선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금부터라도 혜안과 비전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도시의 형태를 바꿔 나가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갖은 규제와 리더십 사고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서울과 유사한 세계의 유명 대도시를 보면 도시의 일관성, 차별화, 명품 지향 등의 공통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정반대다. 일관성은 고사하고 천편일률에다 공평성을 빌미로 하향평준화를 지향한다. 도시의 미관, 디자인, 환경 등은 항상 뒷전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성냥갑 같은 무미건조한 아파트 밀림이다. 그 규모에 압도당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이렇듯 하나같이 똑같은가에 대해 의아해 한다. 세계적인 명품 도시들에서는 같은 디자인의 빌딩을 찾기 어렵다. 상당수의 도시들은 동일한 디자인의 빌딩에 대해서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을 정도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우리와 정반대다.
 
이러한 행정을 하는 공직자들의 마인드는 글로벌보다 로컬로만 향한다. 이들의 글로벌 마인드나 역량은 갈수록 퇴보한다. 이들의 자질이나 능력을 높이는 교육이나 훈련은 점점 더 줄어든다. 아예 포기한 것 같다. 공공이 할 수 없으면 시장 자율을 높이고 민간에게 권한을 이양하면 된다. 비단 서울뿐만 아니고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민선 리더십이 오히려 지방의 위상과 경쟁력을 더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다시 새겨볼 일이다. 그렇다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 나가 돈을 펑펑 쓰는 국민들에게 무턱대고 욕을 할 수는 없다. 그들의 욕구나 눈높이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눈과 귀를 닫고 로컬로 지향하는 국가나 도시에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리가 만무하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다 WTO의 개발도상국의 지위마저 놓아야 할 만큼 우리 위상이 높아져 있지만 여전히 구태의연한 정치적 이해 혹은 포퓰리즘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는 4류 정치인들의 행태에 추석을 보내는 마음이 그리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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