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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인권 사각지대 내몰린 탈북민들(下-정부 정책)

“탈북민 모자 아사는 文정부 친북이 불러온 인권참사”

탈북민들 “한성옥 씨 모자 사건은 정부에 의한 명백한 타살” 분노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9-30 0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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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한성옥 씨 모자 아사(餓死)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남한을 찾아 온 탈북민이 되레 남한정부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굶어 죽는 상상조차 못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다수의 탈북민들은 고 한성옥 씨 모자처럼 복지·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탈북민들이 부지기수라고 증언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마련된 고 한성옥 씨 모자 분향소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김진강·배태용·임보련 기자]“지난 6월 30일에 제일 먼저 수도가 끊겼어요. 수도세를 못 내니까 단수조치를 한 거죠.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물을 끊어놓고 누구하나 들여다보지 않은 거에요. 한 달이 지난 7월 31일 관리사무실 검침원이 검침을 하다 사람 사는 흔적이 없는데 고약한 냄새가 나 들여다 봤다가 모자(母子)의 시체를 발견했어요. 엄마가 먼저 사망하고 아이는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엄마와 3~4미터 떨어진 곳에서 결국 사망하고 말았죠”
 
“문재인정부는 이 사건을 쉬쉬했어요. 시신 발견 13일이 지나서야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죠. 이번 사건은 문재인정부가 북한에 잘 보이려고 북한동포 문제를 뒷전으로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에요.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호의적이다 보니 수직관계 조직인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도 제대로 탈북민 정책이나 관리에 나서지 않고 있는 거죠. 괜히 나섰다가 상관에게 밉보이니까요”
 
지난 7월 말 시신으로 발견인 탈북민 고 한성옥 씨 모자 아사(餓死)로 사건이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3만3000여 탈북민들의 열악한 복지·인권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 분향소에서 만난 허광일 ‘고 한성옥 모자 사인 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탈북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탈북민비대위) 위원장 역시 이번 사건을 ‘정부에 의한 타살’로 규정하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특히 다수의 탈북민들은 문재인정부 들어 탈북민 복지·인권정책과 실태조사에 대한 공무원사회의 무관심이 심해졌을 뿐 아니라 탈북민 단체들의 활동 공간 또한 좁아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자유 찾아 목숨 건 탈출 시도한 탈북민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이방인 신세 전락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3만3000여명으로 파악된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하나원에서 12주간의 사회적응교육을 마치면 사실상 한국 자본주의 경쟁사회에 홀로 서게 된다. 제대로 된 적응 기간 없이 사회에 나오게 된 탈북민들은 자연스레 경쟁에서 밀려 복지·인권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 탈북민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남한의 일반국민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실업률과 생계급여수급률은 남한주민에 비해 훨씬 높다. 탈북민 다수과 저임금과 단순노무에 종사하고 있는데다 남한사회 내에서 차별이 심하기 때문이다. 탈북민의 절반가량이 잠재적 생계급여대상가 될 처지에 놓인 셈이지만 정부는 현행 법 규정만 따지며 탁상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치러진 노제에 앞서 만든 고 한성옥 씨 모자의 비어 있는 관 ⓒ스카이데일리
  
통일연구원 자료를 보면 2018년 탈북민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189만9000원으로 일반국민 242만3000원(2017년)에 비해 무려 50만원 이상 적었다. 연 가구 수입은 1000만원 미만 17.2%, 1000만원~2000만원 미만 23.1% 등이었다. 직업유형은 단순노무 22.5%, 서비스종사자 18.1% 등으로 일반국민 13.0%, 11.0% 등에 비해 현격히 높았다. 탈북민의 절반 가량은 잠재적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상태인 셈이다.
 
낮은임금과 고용불안은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018년 탈북민의 경제활동 참가율(64.8%)과 고용률(60.4%) 등은 일반국민(63.1%, 60.7%)과 같은 수준인 반면 실업률과 생계급여수급률 등은 큰 차이를 보였다. 탈북민의 실업률과 생계급여수급률은 6.9%, 23.8% 등인 반면 일반국민은 3.8%, 3.4% 등이었다.
 
상당수 탈북민들이 저임금, 단순노무, 고용불안 등 경제적 위험에 처해 있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후 탈북민에 대한 복지처우는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고 한성옥 모자가 살았던 재개발임대아파트의 임차료 체납정보는 SH공사로부터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입수되지 않았다. 탈북모자가구의 건강보험료 체납정보가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입수 됐지만 현장조사 대상가구에 선정되지 않아 지자체에 통보되지 않았다.
 
특히 고 한성옥 씨가 두 번이나 기초생활보호대상 신청을 했지만 관할 구청인 관악구청은 ‘중국인 남편과의 이혼증명서를 가져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고 한성옥 씨 모자는 △과거 기초생활수급 이력 △이혼한 한 부모 가정 △자녀의 뇌전증(간질) 질환 등에도 ‘위기가구’로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민은 “당장 라면 사서 먹을 돈도 없는 사람한테 중국까지 가서 이혼증명서를 떼어 오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공무원들은 규칙만 내세워 한성옥 씨의 사정을 돌아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성옥 씨 아들이 ‘간질’을 앓고 있어 그의 경제적 상황은 더욱 절박했을 것이다”고 눈물을 훔쳤다.
 
“北김정은 눈치 보는 대통령에 기대느니 스스로 권익 찾겠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한성옥 씨 사건은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며 “복지정책이 잘못 됐다고 하기 보다는 복지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 불러온 참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성옥 씨가 한국에 온지 10년 됐지만 5년간 중국에 있는 등 한국사회와 단절돼 있었다”며 “한성옥 씨는 인간적인 네트워크나 사회의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에 있어 빈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 탈북민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무대책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탈북민들은 스스로 권익을 찾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조만만 전국단위의 탈북민 단체를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정부를 규탄하는 플래카드가 분향소 인근에 내걸린 모습 ⓒ스카이데일리
  
서 사무국장은 “한성옥 씨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탈북민 가족들이 많지만 사회복지 도움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며 “탈북민들의 70% 이상이 여성이고 한 부모 가정이 많아 정부의 적극적인 복지서비스가 필요하지만 공무원들은 (사회경제적 약자인 탈북민에 대해) 매뉴얼대로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광일 위원장은 “탈북민 중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어느 정도 인지 통계조차 없다”며 “각 관련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복지와 인권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들은 부지기수다”고 전했다.
 
탈북민 지원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하나재단 구성원 중 탈북자 비율이 점차 줄어들면서 탈북민 정책이 탈북민 복지·인권 중심으로 짜여지기 보다는 행정편의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탈북민 단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도 멀어진 상태다. 현재 탈북민 단체는 100여곳에 달하지만 대다수가 1명~2명 정도의 활동가들로 구성돼 있다. 탈북민 단체에 대한 일부 세력의 협박이 계속되는 등 신변위험이 높아지면서 등록주소와 사무실 주소를 따로 두는 경우도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들의 실태파악에 나서야 할 탈북민 단체들의 활동이 사실상 봉쇄된 셈이다.
 
조정진 북한학 박사(세계일보 논설위원)는 “탈북민들이 한성옥 씨 모자 죽음에 가장 분개하는 데는 다 본인들의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며 “(정부가 탈북민에 대해) 방치정도가 아니라 노골적인 탄압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남북하나재단이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탈북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다”며 “탈북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탈북민비대위는 고 한상옥 씨 모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인 탈북민 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비대위 체제를 가칭 ‘탈북인자치총연합회’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통일부와 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긴급콜센터 운영 및 운영비 지원 △하나재단 근무자 30% 탈북민 채용 등을 포함한 탈북민 지원대책 등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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