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출산율 1명대 미만 국가 오명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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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섭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24 14:49:13

저출산·고령화 시대. 지난달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98명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출산율 1명대 미만 국가가 됐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도 어렵고,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요즘 세태들의 의심도 문제지만 육아휴직, 출산지원, 신혼부부들에 대한 정부의 출산지원책이 영 시원치 않은 것도 ‘출산율 0명대 국가’라는 오명을 안기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결혼한 부부들에 대한 특별분양제는 얼마든지 뜯어 고쳐 안락한 보금자리를 원하는 이들의 소망을 이뤄주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있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신혼부부 특별분양제’를 자세히 살펴보니 지나치게 대상과 기준이 비현실적인 것이 한둘이 아니다.

정부는 출산장려 등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무주택 신혼부부들에 대해 특별분양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거안정 보장을 통해서 혼인도 높이고 출산율도 높이려는 제도가 신혼부부 특별분양제도다.

신혼부부 특별분양은 결혼 후 7년까지만 자격이 있는데 대상이 되는 젊은 신혼부부는 집을 살 돈이 부족하고 집살 돈을 모은 가구는 부부합산 소득기준(670만원)이 넘어 신청자격이 안 되는 상황이다.

예컨대 서울의 경우 LTV(주택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 비율)가 40%로 제한돼 있다.

평균적인 젊은 근로자가 7년 내에 평균 아파트 가격인 7~8억의 60% 정도인 4~5억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 돈을 모을 수 있는 고소득자는 부부합산 기준으로 월 670만원을 사실은 넘는 실정이다.

결국 이 신혼부부 특별분양 제도도 부모 도움 없이는 신청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또 이는 부의 대물림을 부추기는 꼴.

정부가 제도를 만들어놓고 역설적으로 금수저들에게만 혜택을 보게 하는 그런 제도로 운영이 되고 있음에 다름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민간 아파트 가격을 억지로 내릴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신혼부부 특별분양만이라도 LTV 규제를 완화하고 또 소득 기준을 완화해서 젊은 신혼부부들, 특히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안정치연대 소속 장병완 의원은 “여러 분야에서 비현실적이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고쳐나가야 할 것이 많다”며 “청년 공공임대 주택의 문제라거나 또 보육시설의 임대료 산정의 부적절함이라거나, 이런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산적해있다. 이러한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벼르고 있다.

군나르 뮈르달이라는 경제학자는 “인구 증가에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스웨덴 경제학자인 그는 인구가 줄면 가계 소득이 늘게 돼 가구는 풍요롭지만, 국가적으로 인구 감소가 국민의 소득수준에 영향을 준다고 봤다.

그래서 출산·육아에 대해 사회의 부담을 늘리는 형태로 개인에게 경제적 보조를 해줘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오늘날 북유럽에서 출산율이 높은 것은 그의 주장과 통찰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껏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특별분양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비현실적 제도라면 없느니만 못하다 할 것이다.

[김승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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