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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친여권 세력 여론조작 활동

“밭 갈고 오자” 한 마디에 우루루…제2의 드루킹 활개

조직적 댓글조작 활동 활발…객관적 평가 없이 적·아군 구분 후 맹목적 비판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0-02 05: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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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여권 세력을 중심으로 여론조작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여권에 유리한 기사나 댓글 등의 노출도를 높이는 방식 등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사진은 온라인 여론조작에 참여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조국 사태’ 등 굵직한 사태를 두고 대한민국의 여론이 분열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 지지자 세력을 중심으로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세력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트위터, 카카오톡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특정 문구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띄우고 여권에 비판적인 기사나 게시글, 댓글 등에 ‘비추천’ 테러를 실행하거나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을 신고하는 등 국민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
 
반대로 친여권 성향의 기사나 게시글, 유튜브 채널 등에 대해선 추천수를 높이고 ‘퍼가기’ 등을 통해 억지로 정부·여당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어 내는 작업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 세력의 여론조작 활동은 민심을 왜곡하며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점 등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밭 갈고 오자” 공격대상 정하고 유튜브 채널·댓글 신고…조직적으로 여론 조작
 
지난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은 특검으로 이어지고 관련자들이 줄줄이 철창신세를 지는 등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여권 세력의 핵심 권력층까지 연결됐다는 점에서 당시 사건은 여론조작 행위의 파급력과 심각성을 동시에 드러낸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친여권 세력을 중심으로 여론조작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스스로를 ‘작전세력’이라고 까지 칭하며 여론조작 활동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친여권 세력의 여론조작 방식을 수일에 걸쳐 확인한 결과 이들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의 커뮤니티(카페, 블로그 등)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결집한 뒤 여론조작을 공모하는 조직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된 활동은 △인터넷 뉴스 댓글달기 △여권 옹호 댓글 상단 노출 △여권 비판 기사 악성 댓글 달기 △상단 노출된 여권 비판 댓글 하단으로 내리기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고 등이었다.
 
▲ 포털사이트 카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결집한 여론조작 세력은 지령을 내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이나 여권에 비판적인 언론사 등을 공격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채널 신고방법을 안내한 공지사항와 유튜브 채널 공격을 요청하는 모습 [사진=화면 캡쳐]
 
이들의 활동은 상당히 체계적이었다. 공격 대상과 방어 대상을 명확히 구분하며 특정 지령을 통해 여론조작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지령은 은어를 통해 전달되기도 했다. 가령 특정 유튜브 채널의 링크를 공유한 뒤 “밭을 갈자” 혹은 “칭찬해주세요” 등의 지령은 해당 유튜브 채널을 신고하자는 의미였다.
 
여론조작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은 공지사항 등을 통해 상세하게 설명돼 있었다. 유튜브 채널을 신고하는 방식과 절차 등이 자세하게 나열돼 있었고 혹시라도 오류가 뜨는 경우를 대비해 이를 해결하는 방식까지 설명돼 있었다. ‘신의한수’, ‘공병호tv’, ‘신인균의 국방TV’ 등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리스트도 하단에 나열됐다. 해당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는 외국인들이 볼 수 있도록 영어와 일본어 등으로 비판적 내용의 댓글을 달도록 유도했다. ‘복사+붙어넣기’ 방식으로 간편하게 외국어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외국어 문장을 첨부해 놓기도 했다.
 
기사 댓글 조작 활동도 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력이 부족하니 문 대통령님께 힘을 보태달라”는 등의 글귀와 함께 특정 기사의 링크를 공유한 후 여권에 유리한 댓글을 달도록 하거나 여권에 유리한 댓글의 추천수를 높여 기사 상단에 노출되도록 유도했다. 보통 여권에 비판적인 내용의 댓글이 주를 이루는 기사가 주 타깃이었다.
 
실제로 공유된 링크들을 클릭해보니 바로 댓글 위치로 이동할 수 있었다. 댓글에 대한 추천 혹은 비추천을 클릭하기 용이했다. 기사의 내용을 전혀 확인하지 않은 채 추천, 비추천 등을 정해진 대로 누르는 셈이었다.
 
어떤 식으로 댓글을 달아야하는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설명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이나 여권에 비판적인 기사에 대해 “이건 가짜뉴스다”라는 식으로 댓글을 달도록 유도했다. 반대로 여권에 긍정적인 기사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조국 법무부장관을 옹호하고 응원하는 댓글을 달도록 했다.
 
SNS 등에서는 개개인을 중심으로 여론조작 활동이 활발했다. 여권에 유리하게 작성된 기사나 글 등을 공유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도록 만들었다. 반대로 여권에 불리하게 작성된 기사나 글 등은 비판적 글귀와 함께 개인 SNS 계정을 통해 공유했다. 만약 누군가 게시한 글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면 곧장 인신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적·아군 이분법적 구분에 사회분열, 왜곡된 여론 형성 등 부작용 심각
 
▲ 여론조작 세력은 댓글와 추천수 등을 요청하며 여권에 긍정적인 여론이 조성되도록 만들고 있다. 사진은 트위터(왼쪽)와 포털사이트 카페 등에서 댓글, 추천 지원을 요청하는 모습 [사진=화면 캡쳐]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세력은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주관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들 세력은 같은 친여권 성향의 인사라도 문 대통령이나 조 장관 등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냈다면 바로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다. 조 장관에 ‘쓴소리’를 내뱉은 금태섭, 박용진 의원을 비롯해 대표적인 진보 논객으로 알려진 김어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미 조롱의 대상이 된지 오래였다.
 
언론사에 대한 비판도 마찬가지였다. 보수 성향의 매체는 말할 것도 없고 진보 성향의 매체라도 현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를 낸 경우 “가짜뉴스”, “기레기”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진영 논리를 떠나 단순히 아군과 적군으로 나눈 후 여론조작에 나서고 있었다.
 
한 진보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이런식으로 적을 만들면 우리에게도 좋을 게 없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지만 호응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오히려 “어차피 빠진 만큼 새로운 사람이 찾아온다”는 등 게시물을 올린 인물을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에 따라 움직이기 보다는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경향이 짙어 보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에 매몰된 세력의 여론조작 활동은 여론을 왜곡하고 호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만약 실제로 여론이 조작된다면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실시간 검색어나 댓글 등을 받아들이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덕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여론이 왜곡된다는 건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만들 수 있으므로 우려되는 일이다”며 “최근 댓글이나 실시간 검색어 등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가 쉽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실시간 검색어나 댓글 등이 민심의 대표성을 가진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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