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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임금근로자 부채

서민·노동자 세상 文정부 출범 후 직장인 삶 팍팍해졌다

임금근로자 평균 대출 꾸준히 증가…“소득주도성장 무참히 실패”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8-21 0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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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성과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기침체와 고용부진, 소득 양극화로 서민경제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사진은 출근하는 직장인들 ⓒ스카이데일리
 
 
서민·노동자 중심의 사회를 만들겠다던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임금근로자의 삶은 더욱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기조의 최대 수혜자로 예상됐던 이들이 오히려 최대 피해자로 전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현실과 동 떨어진 이상에 가깝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임금근로자들의 금융회사 대출잔액은 크게 늘어나고 연체율도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숙박·음식업종 종사자의 연체율도 급등하고 있다. 경기가 2년째 하강국면에 머무르면서 기업에 이어 가계 경제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2년 만에 한국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민 울리는 소득주도성장…직장인은 빚 못 갚고 실업급여는 역대 최대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은 4076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4% 증가했다. 평균 대출액은 임금근로자 개인이 은행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잔액의 합을 전체 임금근로자 수로 나눈 값이다.
 
임금근로자의 대출잔액 기준 연체율은 2017년 말 0.51%에서 2018년 6월 말 0.54%, 2018년 12월 말 0.56%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산업별 종사자 연체율은 부동산업(1.54%) 숙박·음식점업(1.30%) 건설업(1.01%) 등의 순으로 높았다. 대기업에 다니는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은 6515만원으로 중소기업 임금근로자(3190만원)의 두 배를 넘었다.
 
연체율은 중소기업 임금근로자가 0.88%로 대기업 임금근로자의 0.27%보다 훨씬 높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최저시급 1만원 공약 이행을 위해 최저시급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자금 사정은 되레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소득구간별 대출잔액은 연소득 3000만원 미만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은 2600만원이었다. 연소득 3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 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은 4633만원, 5000만원 이상~7000만원 미만 7774만원, 7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 9943만원, 1억원 이상은 1억4066만원이었다.
 
소득이 낮을수록 평균 대출액도 적었지만 제2금융권(비은행) 대출 비중이 높았다. 연소득 3000만원 미만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47%였다. 연소득 3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이 36%, 5000만원 이상~7000만원 미만 29%, 7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 25%, 1억원 이상은 26%였다.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아파트 거주자의 평균 대출액이 499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립·다세대(3247만원), 오피스텔 및 기타(3022만원), 단독주택(2642만원) 등의 순이었다. 연체율은 아파트 거주자가 0.37%로 가장 낮았고 연립·다세대는 0.71%, 단독주택 1.12%, 오피스텔 및 기타 1.16% 등이었다. 3건 이상 개인대출을 받은 경우 평균 대출액은 1억1086만원으로 전년 대비 378만원(3.5%) 늘었다. 연체율은 0.71%로 1년 만에 0.07%p 상승했다.
 
실직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 월 지급액은 사상 최대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고용행정통계로 본 7월 노동시장의 주요 특징’ 자료를 통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75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사상 최대치였던 5월 7587억원보다 2억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 역시 10만1000명으로 4개월 만에 10만명을 다시 넘어섰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7000명 늘어난 수준이다. 도·소매업 1300명, 숙박 및 음식업 1100명 등 최저임금 인상 피해가 큰 업종에서 특히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1인당 실업급여 지급액도 함께 오른 결과로 분석된다. 실업급여는 최저임금의 90% 이상으로 책정된다.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7월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7월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는 1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고용보험 가입을 강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이전 정부보다 살기 어려워졌다”…전문가 “소득주도성장은 실패한 정책”
 
▲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은 4076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4% 증가했다. 특히 올해 7월의 경우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7월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전경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통계상으로 드러난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 실태와 함께 체감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섰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시중은행 대출창구였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을 찾은 최준수(38·남)씨는 “이제 결혼 4년차에 접어들었고 지난해 아이가 생기면서 조금 더 쾌적한 환경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위해 대출상담을 받으러 은행에 들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 정말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직장동료들과 많이하고 있다”며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직장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경제상황은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인다고 대출규제를 강화한 탓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제2금융권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은평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민준(39·남) 씨는 “요즘 나라 경제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면서 직장인 동료들 뿐 아니라 자영업을 하고 있는 친구들까지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통해 서민들이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정작 직장인,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이전 정부만 못하다”고 말했다.
 
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치솟는 직장인 대출과 실업급여는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정부 주장처럼 상하한액 증가와 사회안전망 확대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고용시장이 악화된 탓이다”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계속해서 최대치를 경신한다면 앞으로 고용보험의 건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상진 고려대 경제학 교수는 “현재 정부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기대하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이 정책은 이론적·현실적으로 한 번도 검증되지 않았고 고용률, 소득격차 결과만 보더라도 이미 실패한 정책에 가깝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점검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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