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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우리나라는 역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 정권을 맞이했다. 삼성·LG 등 대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유리천장을 없애고 ‘여성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치쳤다. 바야흐로 여성 인재가 사회적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시대로 돌아서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고등학교는 지난 1990년 양천여자고등학교로 개교했지만 2005년 교명을 변경하면서 ‘여자’라는 단어를 뺐다. 일반적으로 여자고등학교의 교명에는 ‘여자가’라는 단어가 붙어있지만 목동고에는 없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학생들에게 양성평등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하나의 일환이라는 게 목동고의 설명이다. 여성 인재를 발굴하는 목동고의 의지를 볼 수 있다. 양천아파트, 우성아파트, 목동 11·12단지 등 수많은 아파트단지 중심에 소재한 목동고의 학생수는 무려 1901명에 육박한다. 이에 교사들의 수도 106명에 달한다.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목동고에는 젊은 교사들이 많다. 이들은 수업시간 5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열정적인 수업을 진행한다. 마치 유명학원의 수업과 유사하다. 목동고에는 1:1 독서 멘토링을 비롯해 논문, 동아리, 방과후활동 등 교사 한 명이 소수의 학생들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학생과 교사 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이 원만하게 진행된다. 학생들은 쉽게 교사에게 찾아가 질문을 하거나 토론을 한다. 엄격한 사제관계에서 탈피하고 있는 교사들은 언제나 학생들을 환영한다. 이 같이 자유분방한 교육이 진행되는 목동고등학교의 현장 속에 스카이데일리가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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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양천여자고등학교로 개교했고 2005년 목동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여자고등학교지만 교명에 '여자'가 사용되지 않은 이유는 양성평등화를 위한 하나의 일환이다. ⓒ스카이데일리
▲ 정진영 교감 ⓒ스카이데일리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고등학교는 양천아파트, 우성아파트, 목동 11·12단지 아파트, 고척파크 푸르지오 등 수많은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있다. 맞은편에는 봉영여자중학교가 있고 뒤편에는 계남초등학교가 들어서 있다. 목동고는 지난 1990년 양천여자고등학교로 개교했지만 2005년 목동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여자고등학교다. 학생들에게 양성평등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하나의 일환이라는 게 학교의 설명이다.
목동고에 재학 중인 학생수는 1901명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한 학교의 학생수가 1000~1500명을 맴도는 것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다. 학급수도 무려 48개에 육박하고 교사 또한 106명이나 배치돼 있다. 모든 교직원을 합치면 122명을 상회한다.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교육열이 남달랐다. 20~30여개의 수업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교사들은 마이크를 사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쉴 틈 없이 교사들의 설명이 이어졌고 학생들은 집중하기 바빴다. 수업시간 50분 동안 교과목에 관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서로 토론했고 필기시간은 따로 있지 않았다.
떠들거나 딴청 피는 학생들도 보이지 않았다. 졸린 학생들이 있으면 교실 뒤편에 마련된 높은 책상을 이용해 수업을 들었다. 전반적으로 학원의 수업방식과 유사했다. 이는 수업시간을 십분 활용하자는 학교의 교육방식으로 풀이된다.
류주현 3학년 부장교사는 “수업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필기는 따로 하지 않고 유인물로 대체한다”며 “교사들이 마이크 없이 수업을 진행하면 목소리가 쉬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 목동고등학교 맞은편에는 봉영여자중학교가 들어서 있다. 사진은 정문. ⓒ스카이데일리
올해 개교 23주년을 맞은 목동고는 교사를 채용할 때 공개수업과 열정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열정적이 젊은 교사들이 많아 역동적인 수업이 진행된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이다. 실제로 목동고는 지난 2010년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돼 3년간 2억원에 달하는 정부지원금을 획득하기도 했다.
1:1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
목동고는 지난 2008년도부터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매 학기마다 교사들이 3~5개 정도의 책을 추천하고 이를 학생들이 읽는다. 책을 다 읽으면 독후감을 작성하고 교사와 책에 관해 1:1 토론을 한다.
박상규 부장교사는 “교사가 스스로 선택한 책에 대해 책임지고 지도함으로써 독서교육이 전문화되고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목동고는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추천되는 도서를 구입해 교내 도서관에 비치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언제든 골라 볼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나 수시전형의 경우 독서기록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은 책은 교사들이 일일이 기록한다. 더불어 독서경시대회와 독서토론논술캠프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저자와의 만남도 주도하고 있다.
▲ 목동고 도서관 규모는 비교적 큰 편에 속했다. 교사의 추천도서와 함께 다양한 책들이 많았다. ⓒ스카이데일리
올해의 베스트셀러 100권, 꼭 읽어야할 도서 등이 아닌 교사들이 직접 읽어보고 추천하는 책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다양하게 읽을 수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이 시행된 후 독서량이 늘어났다.
지난 2008년 1·2학년 학생들이 빌린 책은 2089권으로 기록됐다. 한 학생당 1년에 1~2권의 책을 을 읽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2년에는 7319권에 달해 한 학생당 5~6권의 책을 읽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약 3.5배가 증가했다.
‘죽음에 관해서’라는 책을 추천한 김용태 교사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죽음을 다른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며 “철학적인 사고를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가 달리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도서대출 현황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도표=최은숙>
1:3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
지난해부터 실시된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 3명이 한 팀을 구성해 원하는 교사에게 논문작성법에 관한 지도를 받는 것이다. 학생들은 팀원과 상의를 한 후 연구 주제를 정하고 교사와 토론한다. 창의력 계발을 위해 특별히 정해둔 연구주제는 없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논문을 작성할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선택한 연구주제에 대한 인과관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지도를 해준다. 하지만 해답을 주지는 않다. 학생들이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보조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직접 설문조사를 하고 ‘엑셀(Excel)’을 이용해 결과물을 산출 한다. 논문 형식은 서론·본론·결론·제언 등으로 구성돼 있어 학사학위 논문과 유사하다. 보통 논문 수업은 한 달에 2~4회 정도 이뤄진다. 정규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고정시간은 없고 학생과 교사가 모일 수 있는 시간에 진행된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복도에서도 수시로 교사에게 질문하는 등 자유롭게 논문을 작성해 나간다.
▲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지난해 교사들은 50~60명 정도의 학생들이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원자는 100명을 상회했다.
‘Problem of Energy Drink’라는 영어로 논문을 작성한 학생들도 있었고 실제로 대학교 연구실에서 실험을 진행한 팀도 있었다.
임종배 창의·인성·방과후학교부 부장교사는 “논문을 통해 학생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며 “올해에는 1년간 논문수업을 진행해 더 체계적인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학생들은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과 대한 고찰 ▲자살의 원인과 그에 따른 해결 방안 ▲양성평등과 그에 따른 경제적 부의 효과 ▲한류가 국가 경제력에 미치는 영향 ▲한국 교육의 이분법적 분석과 고찰 등 총 32편의 논문을 작성해 논문집을 만들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해가람 학술제’에서 발표도 했다.
목동고의 진학률은 약간 높은 편이었다. 지난해 졸업생 중 서울대는 1명 ▲연세대 14명 ▲고려대 16명 ▲이화여대 35명 ▲의대 4명 ▲교대 10명 ▲홍대미대 4명 등이 진학했다. 여고 특성상 이화여대 진학률이 높았다.
▲ <자료=학교 제공>
목동고는 조기진급과 졸업도 시행하고 있다. 중학교 성적 석차백분율이 3%이상의 학생들은 조기진급 대상이 되고 2등급 이상 내신을 평가받은 재학생들은 조기졸업을 할 수 있다. 외국어와 예·체능 분야에서 특별히 우수한 보이는 학생들도 3등급 이상의 내신을 보유하고 있으면 조기졸업이 가능하다. 이는 우수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육성해 학생이 특기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학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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