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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들으면 CEO해임…국민연금, 연금사회주의 논란

경영진 해임 근거안 마련…재계 “기업 길들이기 경영권 침해” 반발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1-13 13: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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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 기업 경영진을 해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사진은 국민연금공단. ⓒ스카이데일리
 
국민연금이 기업경영 참여 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주주 제안에 소극적인 기업으로 판단되면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대상으로 선정하며 위법행위 등을 저지른 기업 경영진에 대해선 해임을 제안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범위가 넓어지며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칼을 휘두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이하·국민연금)은 13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 및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공청회를 연다. 공청회에서 해당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친 후 이달 중 열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해당 가이드라인과 방안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시행한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의 후속 조치다.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대상·절차·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공청회에서 다뤄질 내용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 전체 자산군에 사회책임투자를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우선 도입하고 자산군과 운용방식별 특성을 고려해 책임투자 전략을 적용하기로 했다. 책임투자란 투자자산을 선택하고 운용할 때 수익을 제고하고자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서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수익과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기업과의 생산적 대화를 우선하지만 충분히 대화했는데도 개선하지 않을 경우 제한적으로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저배당 정책을 펼치거나 임원 보수 한도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횡령·배임·부당지원·경영진의 사익편취 등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권익을 침해한 기업들이 경영 참여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주주총회를 통해 지속해서 이사와 감사선임을 반대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투자기업도 주주권 행사의 주요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타깃이 된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임시주총을 열어 이사 해임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에 법령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사 자격을 박탈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반영토록 제안할 수도 있다.
 
아울러 환경경영(E)과 사회책임경영(S), 지배구조(G) 등 사회책임투자(ESG) 분야에서 ESG 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 떨어져 C등급 이하에 해당하거나 책임투자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발생한 경우에도 기금운용위원회의 결정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다만 이런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은 정관변경, 이사(감사)의 선임 같은 주주 제안을 하는 등 기금의 장기 수익률과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할 때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의 주식 보유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하며 보유지분율 10%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참여 주주 제안 때는 단기매매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기업의 주식 매매를 정지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양성일 인구정책실장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두고 일각에서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한다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기업가치 훼손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수탁자책임 활동을 추진할 방침이다며 ”국민연금은 어디까지나 기업과의 대화에 중점을 두고 그런데도 개선이 없을 때만 제한적으로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을 행사할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제계 안팎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확대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국민염금이 책임투자라는 명분을 앞세워 정부의 입맛에 맞춰 기업의 경영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에 간섭해 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 전문가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수익률 확대를 위해 역량을 쏟아야지 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는 건 방향이 잘못됐다”며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얼마나 전문성이 있는지 불확실한데 이들이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범위를 넓힌다면 오히려 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이는 곧 국민연금 수익률 저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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