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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특별사설(社說)

국민에 조종(弔鐘) 울린 전방위 권력형 민심왜곡

마치 지옥행 열차 탄 불나방들…울산 게이트에 죽은 민주주의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2-10 00:02:31

언제부터인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병들더니 끝내 죽어가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오히려 민심을 왜곡해 반영하는 일이 빈번히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진국에서도 잘 일어나지 않는 조직적인 대규모 선거조작 사태가 한국만큼은 보란듯이 매우 자주 터진다. 참으로 참담하다.
 
울산시장 하명수사 사건이 결국 민주주의의 조종(弔鐘)을 제대로 울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활을 걸고 손에 쥔 채 온갖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내걸고 공개를 거부한 공소장 전문이 언론에 의해 전격 공개됐다. 국민은 우한 폐렴의 공포 속에서도 큰 충격에 빠졌다. 권력이 총 동원된 민심조작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것은 차라리 분노하기조차 버거울 만큼 기막히게 슬픈 일이다.
 
필사적으로 요약 공소장만을 공개했던 추 장관의 온 몸을 던진 항거가 민주주의에 오물을 뿌린 것이었다. 그녀의 구원투수식 행보는 결국 법치행정의 수장이 해서는 절대 안 될 불의의 풀무질 행위였을 뿐이다. 국민의 영혼인 법이 비참하게 갈기갈기 찢겼다.
 
물론 이 사건으로 무더기 기소된 13명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진위를 보다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미 국민은 사건의 얼개만큼은 상세히 봤다. 권력의 지근거리에서 마치 좀비처럼 배회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직·간접 얽힌 커넥션은 그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 질서를 좀먹는 그림이었다.
 
민심을 속이고 조작하는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을 만큼 정교하고 치밀했으며 대담했고 후안무치했다. 도무지 백주대낮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믿기지 않는 일이 온 국민의 심장을 저미고 아프게 했다.
 
그동안 연루된 관계자들은 혐의를 일부 또는 전면 거부해 왔다. 차라리 그것이 더 국민의 가슴을 짓이기고 있다. 검찰이 의도된 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전가의 보도로 ‘검찰개혁’ 칼춤을 춰 온 그들의 모습들을 보면 그래서 이젠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권력에 대항한 검찰을 도륙낼 심산으로 수사팀의 사지를 인정사정 없이 잘라 온 검찰개혁의 깃발에는 민주주의의 죽음을 알리는 피가 묻어 있었다.
 
민심을 속이고 그 속인 것을 개혁의 정의감으로 덧씌워 또 속이고자 했다면 국민을 두 번 죽인 것이다. 국민은 이미 진실이라는 믿음을 의심치 않는 정황들을 많이 보았다. 앞으로도 이를 인정치 않고 또 다른 정의감을 내세워 국민의 눈을 계속 가리려 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는 살아 있어도 살아 있지 않은 좀비 신세다.
 
이 사건은 주지하다시피 헌법에 보장된 검찰총장이 살아 있는 권부의 심부에 칼을 꽂은 전무후무한 권력형 게이트 의혹이다. 이런 수사가 과연 엉성할 수 있는가를 자문해 보면 답이 나온다. 검찰의 수장이 직접 지휘봉을 잡고 진두지휘를 한 것 자체만으로 진실에 근접하기 위한 사생결단의 각오가 충분히 읽혀진다.
 
그 진실하고자 하는 단죄권한의 행사만으로 재판에 넘긴 수사의 공소내용이 연루자들의 주장대로 소설같은 기획된 그림이라고 믿게 하기 어렵다. 정말 국민을 바보로 알지 않는다면 그런 방패막이 발언이 나올 수 없다. 지금이라도 사건의 중심에 있는 권부의 사람들은 국민 앞에 모든 것을 고백하고 죄를 저지른 부분은 사죄해야 한다. 이를 끝까지 거부하고 국민을 속이려 한다면 돌아올 수 없는 공포의 지옥행 열차를 필연적으로 타고 만다.
 
이미 우리의 선거는 그들 때문에 지옥행 열차를 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속페달을 밟을 절정의 민심 왜곡단들이 계속 타고 왔다. 전 정권의 댓글공작단이 그 시작이었다면 현 정권은 그 완성도를 높이는 개가를 올렸다고 해야 할 판이다. 무려 1억건에 가까운 전방위 국민 사기극이라고 할 드루킹 그룹은 악마의 티켓을 끊었다.
 
386운동권이 가장 자랑하고 자긍심을 느껴 온 민주주의가 그들 스스로에 의해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국민주권주의 공화제 국가에서 선거는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절묘한 절차이자 시스템이다. 군사독재를 종식하고 ‘1987 민주헌법’을 완성했다는 자부심으로 살아 온 그들이 왜 이토록 무너졌는지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다.
 
국민은 시나브로 과거 군사독재시대 보다 더한 반민주주주의 족쇄에 달리고 말았다. 어느새 주인의 권리를 잃었다. 민심이 천심인 이유는 민주주의가 민심을 잘 받혀주는데 있다. 그 천심을 속이기 위해 선거를 왜곡하면 하늘의 벌을 불러들인다는 것은 역사의 진리였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을 안다면 여기서 즉각 멈춰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여론의 시대라고 하지만 그 디지털을 이용한 비극적인 먹구름이 사정없이 우리에게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몰려왔다. 댓글의 유혹에 빠져 나오지 못한 권력의 불나방들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종착지는 죽을지 조차 모르는 가짜 불꽃(여론조작)이 지글거리는 곳이다. 그 불구덩이가 우리 모두를 집어삼킬 수 있기에 국민이 나서서 그것을 막아야 한다.
 
4월 15일 총선에서 민심의 왜곡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제기된다.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감시·감독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설마설마 하면서 민심조작 가능성에 고개를 갸웃하고 있지만 관련 정황들이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사전선거는 조작 가능성이 매우 큰 제도로 꼽힌다. 한 마디로 신뢰하기 어려운 시스템인 전자투표가 본 투표와는 또 다른 형식으로 투표일 며칠 전에 실시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수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중앙선관위는 요지부동이다. 사전투표와 전자투표가 조작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굳이 시민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면 채택할 필요가 없는데도 억척스럽게 고집을 부린다.
 
보수정권에서는 진보 시민단체들이, 진보정권에서는 보수 시민단체들이 제각각 사전투표와 전자투표의 조작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온 정황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제2의 드루킹 사건을 미연에 막고 과거 독재정권보다 더할 수 있는 투·개표 조작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투표와 전자투표 제도를 없애는 것이 상책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업체가 만든 전자투표는 해외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더욱이 대한민국 중앙선관위가 앞장서 세운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혈세를 펑펑 써가면서 문제의 전자투표 수출에 앞장선 것은 책임져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민망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해외에서 현실화 된 문제가 또 다른 형태로 국내 선거를 망쳐서는 안 된다.
 
권력형 선거 개입, 댓글공작과 드루킹 사건, 사전선거 및 전자투표 등은 우리의 민주주의에 악성 바이러스 요소들로 꼽힌다. 권력형 선거 개입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독립을 선언해 가고 있는 검찰이 계속 파헤쳐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제2의 댓글조작 또한 재판 중인 드루킹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전선거와 전자투표는 지금 당장 해결이 쉽지 않지만 눈에 불을 킨 활동을 하고 있는 수십만 시민들의 감시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선거를 바라보는 시민의 의식이다. 선거는 투표만으로 끝나서는 주어진 권리를 제대로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 선거 자체의 공정성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뽑힌 일꾼들에 대해 임기 동안 견제 역할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의 검찰은 아직 살아 있다. 늘 정치검찰 내지 권력의 시녀 내지 사냥꾼으로 조롱받기까지 한 검찰이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 그 내공이 지금 울산판 게이트 사건으로 확인되고 있다. 죽어가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회생시킬 마지막 보루로 검찰이 남았다.
 
검찰은 오는 4·15 총선에서 권력형 선거개입, 사전투표·전자투표 조작 가능성 등을 밀착해 들여다봐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 등 경합지역은 특히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이미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체제전쟁에 버금가는 이번 총선에서는 전례 없는 후보군들이 결사항쟁 나서는 탓이다.
 
때마침 오늘(10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전국 지검장 회의를 주재하고 선거사범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검찰은 선거 자금줄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거의 주인이 바로 국민이라는 것을 치열하게 확인할 총선이 코앞에 왔다는 것이다. 대형 부정사건 가능성을 여기저기 키우고 있는 이번 선거는 역설적으로 민주주의 꽃을 되살릴 시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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