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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삼성생명, 암보험 피해자들과 3년째 분쟁

보험금 지급 두고 공방 가열…삼성생명 "원칙에 맞게" vs 보암모 "인권유린"

정민구기자(mgjung@skyedialy.com)

기사입력 2020-02-20 15: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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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보암모)’는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고객플라자에서 20일 현재 38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생명 서초사옥.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전년 대비 40% 넘는 순이익 감소라는 실적 부진을 보인 삼성생명이 3년째 암보험 피해자들의 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특히 암보험 피해자들이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고객플라자에서 한 달 넘게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어 업무가 마비될 상황이다. 그러나 양측 의견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암모 “삼성생명, 인권유린 중단하라”
 
20일 삼성생명,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보암모)’ 등에 따르면 보암모는 서초동 삼성생명 고객플라자를 38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보암모 대표 김근아씨는 “(지난 4일)삼성생명과 면담을 가졌으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면서 “변하지 않는 삼성생명을 언론에 고발하기 위해 20일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했다. 점거․농성 22일만에 이뤄진 면담이었으나 이후 진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블로그에 이 사실을 올려 “삼성생명은 암환자에 대한 인권유린 중단하라. 삼성생명은 불법행위 중단하라. 삼성생명은 암입원보험금을 가입시 보험증권, 약관대로 청구서류 접수후 3일 내 지급하라. 암환자는 살고 싶다”고 성토했다. 또한 이후 “인권침해 중단 및 전향적 조치 촉구, 불응시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암모 측은 “삼성생명의 암보험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암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그러나 삼성생명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방사선 치료 등을 받는 것은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어 보암모는 “금융감독원이 2018년 9월 요양병원 암 입원 보험금에 대해 ‘입원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기준을 마련한 뒤에도 삼성생명이 보험 약관에 없는 주치의 소견을 요구하거나 일부 금액만 지불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보암모를 돕는 참여연대는 “삼성생명은 △약관에 근거없이 요양병원 입원치료가 필수불가결한 입원이 아니라는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약정된 보험금을 일방적으로 미지급하고,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주)의 매출액이 100% 삼성생명에서 발생하는 구조에서 법으로 금지된 손해사정사를 통한 합의종용 등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으며, △금감원이 지급권고한 사안에 대해서도 유독 가장 낮은 전부수용률(2019년 말 기준 43.7%, 두 번 째로 낮은 교보생명은 71.7%)을 보이면서 민사소송으로 유도하는 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 “최소한 원칙과 기준에 맞게”
 
삼성생명 측은 이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겠다. 암보험 계약 환자들이 요양병원 지급과 관련, 주치의 소견을 통해 직접적인 치료가 인정되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알렸다”면서 “그러나 환자분들이 주치의 소견을 받아오지 않아서 해결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더욱이 단순 후유증, 합병증 치료를 위한 입원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로 보기 어렵다는 판례들이 있어 보험료 지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라며 “하지만 고객 민원 해소 차원에서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에 맞게 소견서를 받아 온다면, 기준 이상으로 최대한 지급을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양측의 갈등은 암보험 계약 피해자나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는 악덕 보험회사의 분쟁으로도 비쳐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보면, 최대한 보험금을 많이 받으려는 보암모와 최소한의 보험금을 주려는 삼성생명의 갈등이 이번 문제의 핵심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보암모는 지금까지 받지 못했던 보험금을 한꺼번에 지급 받으려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의 심리이다”라면서 “이와는 반대로 삼성생명은 지급 기준에 맞는 것에 한해 보험금을 일부 대상에게 찔끔찔끔 내주려는 ‘살라미(salami)전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런 만큼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면서 쉽사리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격 타결 vs 분쟁 확산․장기화
 
하지만 면담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던 상황에서 삼성생명이 지난주 보암모에게 중재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생명과 보암모가 합의해 중립 입장의 중재위원회를 구성하고, 분쟁 해결을 위임하자는 내용이다. 과거 ‘삼성전자 백혈병’과 관련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삼성 백혈병 조정위)가 중재안을 내놓고, 사측과 시민단체 ‘반올림’이 이 중재안에 합의해 분쟁과 갈등을 해소한 것처럼 삼성생명은 이를 벤치마킹하자는 뜻을 비친 것이다.
 
만일 이에 대해 보암모가 입장을 바꿔 중재위 참여에 극적으로 나설 경우 예상외로 빠르게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을 보면, 그럴 개연성이 부족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보암모는 삼성생명에게 인권유린 중지와 보험금 조속 지급을 계속 압박할 뜻을 기자회견까지 열어 가면서 공론화했다. 더욱이 보암모 뒤에는 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삼성피해자 공동투쟁,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 노조 등이 돕고 있다. 따라서 자칫 이번 ‘보암모 대 삼성생명’ 분쟁이 ‘보암모+제반 사회․노동단체 대 삼성생명’으로 확산될 우려도 커지고 있어 향후 진행 상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민구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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