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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사설

바닷속 80m에 28兆 쏟아붓는 ‘가덕도특별法’

‘여당 성추행 보선’에 거대 국책사업 이용

정의당 “최악 토건사업이자 대국민 사기”

국토부 “절차상 문제”…대통령 거부권 필요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2-26 00:02:01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논란이 뜨겁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해 26일 본회의를 앞둔 이 특별법은 유례없는 날치기 양상이다. 애당초 4·7부산시장 보궐선거용 공약 혐의가 짙었다. 입지부터 정해 놓고 법을 제정하는 것부터 말이 안 되고, 법률의 기본요건도 못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논란이 일어 그나마 다행이다. 선거 승리에 눈먼 정치권이 끝내 밀어붙인다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옳다.
 
“사전타당성 검토와 예비타당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기획재정부에, 법무부도 “적법 절차와 평등원칙 위배”를 말하며 가세했다. 심사에 임한 국토교통위 일부 의원은 탄식 연발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간사 조응천 의원조차 “동네 하천 정비도 그렇게는 안 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최악의 토건 사업 중 하나”로 규정하며 “대국민 사기에 가깝다. 선거 민심을 강매하는 거대 양당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강경하다.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못박겠다”는 김태년 원내대표 발언은 거의 안하무인격이다.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국무조정실의 자료 미제출로 지연되는 것 또한 수상하다. “정부 부처의 견해가 잘못 보도된 측면이 있다”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해명은 속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기괴한 정책 입안자답다.
 
국토교통부 보고서는 안전성·시공성·운영성·경제성 등 7개 항목으로 문제점들을 심도 있게 짚었다. 여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에 정부 주무부처가 정색하고 반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업비 재검토 결과, 활주로를 1개만 한다 해도 12.8조원이다. 부산시가 주장했던 것보다 5.22조원 많다. 국제선·국내선을 합쳐 활주로 2개로 하면 15.8조원, 군 시설까지 포함하면 28.6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애초 사업비 추산에서 부지 조성비·접근교통망 공사비 등을 대거 누락시킨 게 아닌지 의심된다.
 
김해공항이 국내선을 유지하면 항공기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 국제선만 도심 외곽으로 이전했던 일본 도쿄나 캐나다 몬트리올공항도 결국 통합운영으로 전환했다. 국제공항의 생명은 편리함과 안전성이다. “환승체계가 열악하면 관문공항 위상이 저하되고, 국내선과 군 시설까지 통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진해비행장과의 공역 중첩, 김해공항 관제업무 복잡화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성 가중 역시 문제다.
 
가덕도는 매립에만 6년 이상의 난공사가 예상된다. 방파제 역할의 섬 하나 없는 위치에서 수심 80m 바다를 메우는 것이다. 태풍 시 위기는 물론 자연 훼손 또한 심각하다. 보호구역·유형문화재·기념물 등 공사 제약 요소도 많다. 더욱이 부산·대구 등 영남권 대부분 지역에서 김해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 치명적 약점이다.
 
국토부는 보고서에서 “특별법이 국회에서 추진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정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면서도 ‘공무원의 법적 의무’를 적시했다. 즉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형법 122조)”, “2016년 사전타당성을 통해 문제점을 인지했으면서 특별법을 수용하면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 위반(국가공무원법 56조)” 우려를 언급했다. 분명한 ‘반대 입장’ 천명인 셈이다.
 
호남의 무안국제공항을 보라. 김대중 전 대통령 호언과 거리가 멀다. 인구 800만의 부산·울산·경남에 양양공항 같은 ‘유령공항’ 하나 추가되는 것은 아닐까. 여당의 성추행 사건으로 초래된 보궐선거에 거대 국책사업을 이용하는 현실에 국민의 근심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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