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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독단적인 공공기관 이전 결정, 약속 묻혔다

3차 공공기관 이전 격렬한 반대 부딪혀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3-02 00: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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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용균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도 내 3차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격렬한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17일 공공기관 3차 이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명분은 경기 북동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다. 경기연구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농수산진흥원, 경기복지재단,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등 7개 기관의 이전을 추진한다.
 
이재명 지사는 “사람이든 지역이든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을 하고 있다면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에 부합하고, 이것이 균형발전을 위한 길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발표 직후만 해도 그가 추진했던 이전의 정책들처럼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았지만 이번엔 다른 듯 보인다. 경기도공공기관 이전반대 시민추진위원회는 “경기도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북동부 이전계획은 대안이 전혀 없는 계획이다.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기도가 공공기관 이전을 발표하면서 당사자인 공공기관과 종사자 및 시민들과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까지 패싱하는 등 불통에 가까운 독단적인 방법으로 결정했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시민추진위원회는 “경기도가 이번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균형과 공정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균형발전으로 얻는 실질적 효과에 대해선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광교비상대책위원회는 “신뢰 없는 이재명은 대권도전 어림없다. 12만 광교민은 낙선으로 심판한다”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경기융합타운으로 이전할 것이라 계획됐던 공공기관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통보받은 입장에선 약속을 뒤집는 결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황당하단 반응이다. A씨는 “요즘 피켓을 든 사람들이 자주 보여 무슨 일인가 알아봤다”면서 “지역 주민과 약속하고 수년간 추진해 온 일을 손바닥 뒤집듯 독단적으로 뒤집는 도지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한 택시운전기사는 “광교에선 표가 안 나올 것이라 생각한 것 같다”며 “경기 북부 주민들의 표 때문에 이렇게 움직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수년 전부터 경기도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86일원에 경기융합타운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내용은 광역행정 및 공공기관 등 공공업무단지 복합개발로 돼 있다. 입주예정기관은 주상복합을 제외하고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경기도대표도서관, 경기도시공사(GH), 경기신용보증재단, 한국은행(경기본부) 등이다.
 
이 중 GH와, 경기신용보증재단은 3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이다. 이미 경기도청사는 준공 완료가 얼마 안 남았고 같은 부지 내 이들이 들어갈 자리도 착공을 불과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전하면 민간에게 임대를 줄 예정이다”고 짧게 답했다.
 
균형발전이란 미명아래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한 지역의 편을 드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공공기관 이전은 필요에 따라 진행할 수도 있다. 다만 이전하기로 약속했던 공공기관이 갑자기 오지 않는다면, 줬다 다시 가져가는 식은 문제가 다르다. 약속을 어긴 건 차원이 다르다. 독이 될 수도 있다. 질서가 없음을, 계획이 중요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진행되면 그간 계획하고 실행한 공무원들의 노동이 물거품이 된다. 다르게 말하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이들이 공공기관 이전이란 일을 또 다시 반복하게 된다. 이는 곧 행정력 낭비이자 혈세 낭비다.
 
공공기관 이전은 모두에게 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공기관이 이전한다고 지역이 획기적으로 달라질까. 다수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상권을 먹여 살리는 것 외엔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분산되면서 만나기 어려워지고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버려지는 시간이 더 아깝다고 본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득을 보는 이는 정치인이다. 표를 얻고 정점에 오를 수도 있다. 가져가는 것이 많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강력하게 추진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이전 계획이 있던 공공기관만은 이전을 철회해야 한다. 이 지사가 표를 위해서만 움직이지 않음을 증명하길, 오래 전부터 계획돼 있던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길 기대해본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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