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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칼럼

자랑스러운 K팝과 부끄러운 K방역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4-23 00: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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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옥 부장 (국제부)
 K팝을 필두로 요즘 온통 K를 앞세운 명칭들이 넘쳐나고 있다. K방역이 나오더니 급기야는 최근 문제가 드러난 주사기도 K를 앞에 달고 나왔으니 이젠 듣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시간을 거슬러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를 떠올려 보자.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H.O.T, 핑클, SES 등 소위 ‘아이돌 가수’들이 처음으로 등장하며 우리나라 가요계가 화려한 변신을 하던 시기였다.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K-팝’이라는 단어도 그 무렵 처음 등장했다. 1999년 빌보드 한국특파원이 기사에서 한국 가요를 설명하며 ‘K-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흐른 지금, 당시만 해도 낯설었을 K팝이라는 단어는 하나의 장르이자 고유명사가 되어 이미 전 세계를 열광케 하고 있다.
 
‘K팝’이 하나의 장르가 되고 그 단어가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까지는 몇 년, 몇십 년의 시간과 노력이 바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팝’이라는 단어에는 ‘강남스타일’의 싸이, 슈퍼주니어와 원더걸스, 그리고 BTS가 세계를 무대로 노래해 오며 발전시켜 온 대한민국 가요의 음악적 정체성이 녹아 있다. 많은 대중예술인들의 노력과 그들의 음악이 전 세계인들을 설득시켰기에 K팝이 ‘대한민국의 문화를 담은, 대한민국 스타일의 음악’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니 K팝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무척 자랑스러울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K팝’의 인기에 취한 것일까, 최근 몇 년 들어 ‘K-무엇’ 이라는 단어가 수없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K벤처, K방역, K뉴딜, K웰니스... 이러다 우리나라의 모든 산업 분야에 K자가 붙을 지경이다. 문제는 이 수많은 ‘K-무엇’이 우리나라만의 정체성을 담았거나 독보적이고 독특하여 자랑스럽게 ‘우리의 것’ 이라 정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K팝의 정체성과는 달리, 수많은 K-무엇들은 오히려 억지스럽거나 자아도취적인 면이 다분하다.
 
특히 지난 한 해 우리 국민들이 끊임없이 접해왔던 ‘K-방역’의 현실을 보라. K-방역은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선진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해 5월경부터 정부를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 백신 확보에 실패하고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 등 코로나의 종식에서 더욱 멀어지고만 있어, K를 붙이기에도 부끄러운 방역 체계만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경제 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18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꾸준히 낮게 유지되는 ‘콜드 스폿’ 에 포함되는 방역 모범국 32개국을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그 명단에 들지 못했다. 우리 정부가 자랑해 온 선진적인 ‘K방역’ 이름이 무색한 부진한 성적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중국,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2개국이 포함되었고 호주와 뉴질랜드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영국은 초기 방역에는 실패했으나 백신 접종을 본격화하며 코로나 사태 종식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실패로 ‘콜드 스폿’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지난 16일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해 의료계 안팎에서 많은 비난이 일었다. 기 교수는 코로나 초기 중국발 외국인 입국금지를 반대하고 정부의 조속한 백신 수급에 제동을 거는 등 코로나 종식에 역행(?)하는 주장을 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 21일 김정숙 여사는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2021 태국 한국어교원 파견 발대식’ 축사 영상에서 “K방역 등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놈의’ K방역을 다시 한 번 자화자찬한 바 있다. 이쯤 되면 백신 확보도 제대로 되어있지 못한 우리나라 방역의 현실을 그저 외면해버리겠다는 발언으로 들린다. 그러니 정부가 말하는 ‘K-이것저것들’에는 K팝으로 고양된 한국의 위상에 숟가락을 얹으며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을 이용하고 무조건적인 지지만을 바라는 속내가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K무엇의 다양한 명칭을 통해 애국심을 강조하는 정부답지 않게, 정작 정말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담긴 것들을 지키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은 김치며 한복, 판소리가 중국 고유의 문화라 주장하더니 이제는 윤동주 시인까지 중국 국적의 조선족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이런 중국에 당당히 항의하고 우리 것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저자세만을 취하고 있어 국민의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금 정부는 온갖 부실한 정책에 K를 남발할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이 ‘대한민국’ 다운 것인지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나아가 세계에서 Korea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K-’들을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아니, 이제 많은 건 바라지 않을 테니 최소한 국민이 앞서 쌓아 온 K팝의 아성에,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K-문화에 먹칠을 하는 일만은 만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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