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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포퓰리즘에 현혹되지 말자

與野 대선후보들, 재정 공약 난발…청구서는 늦게 날아와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0-10 11:11:43

 
▲ 안호원 칼럼니스트·목사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에베소서 6 : 12>
 
‘결과는 정의롭고 과정은 공정한,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창조하겠다 던 그 말 한 마디에 국민들은 마약에 도취된 듯 환각 상태에 빠져 환호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나면서 환각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국가는 망국의 길로 접어들어 가고 있는 것을 뒤늦게 어렴풋이 깨닫게 됐다.
 
그리고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국가 와해 작전이 아니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정책들이 실행에 옮겨져 왔고 ‘이게 다 계획에 의한 짓이었구나’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면서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한다는 명목으로 30조5000억원 이상을 뿌렸지만 일자리는 해소되지 않고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 재난 지원금 명목으로 7조6000억원을 뿌렸지만 상황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필요 없는 공무원을 증원하면서 매년 5조6000억, 3년간 17조의 추가 인건비를 탕진한 문재인 정부였다.
 
빚더미 상관 않고 무조건 퍼주기식 국고 탕진, 한 국가를 와해시키는 가장 빠른 길은 국고를 탕진해 재정을 고갈시키는 것이다. 이런 짓을 하다가 대표적으로 망한 나라가 그리스이고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남미의 12개국이다. 공짜 포퓰리즘에 마취가 돼 나라가 망해 가는데도 어리석은 국민들은 ‘돈, 돈, 돈,’ 하면서 나중이야 어찌되든 당장 편하게 살려고 했다.
 
재정이 바닥나면 미래는 끝이다. 한 순간의 편함을 위해 후세들에게 빚더미를 잔득 안겨줄 뿐이다. 코로나로 경제의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민 위한다며 돈 뿌리고 선거를 앞두고 또 돈을 뿌리겠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신판 뉴딜정책으로 다시 재정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덕분에 국가부채만 전 정권 다 합친 금액 이상으로 불어났다. 무려 1000조원이다.
 
여야 불문하고 대선 후보들의 포퓰리즘 공약이 도를 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내세운 기본소득·주택·대출 등을 실행에 옮기려면 1000조원대의 돈이 필요하다. 올해 정부 예산인(558조원)의 2배에 가까운 돈이다. 이낙연 후보는 이에 뒤질세라 서울 공항 이전 후 신도시 건설을, 추미애 후보는 생애 세 번의 안식년 동안 매월 100만원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당 후보 역시 현실성이 없는 공약을 내세우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청년·신혼부부에 원가·반값 주택 50만호를 공약했다. 홍준표 후보는 쿼터 아파트까지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서울 아파트 가격을 4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러니 “나랏돈 물 쓰듯 쓰기 대회에 나왔나보다. 나중에 그 돈은 누가 갚노”, “허황된 포퓰리즘으로 나라 망치려고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사기꾼 같이 허황된 공약을 남발하면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심화되고 있는 포퓰리즘의 유혹,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일까. 더욱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대선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정책 제안보다 상대방 비방에만 충혈돼 있고 도덕성은 고사하고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는 정책 토론회를 하면서 추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에 흠뻑 빠진 대선 판을 보면서 로마를 멸망시킨 ‘빵과 서커스’를 떠올리게 한다. 포에니 전쟁에서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한 로마는 거대제국으로 발돋음 했지만 시민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로마군의 주력이 자작농이었는데 장기화된 전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해 놀리는 땅이 많았다. 남성들이 전쟁터로 가는 바람에 여성, 아이들이 땅을 담보로 양식을 구했고 심지어는 헐값에 땅을 팔기도 했다.
 
이 때 이들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거대한 부를 축적한 이들이 세넥스다. 세넥스는 원래 노인을 뜻하는 단어지만 돈 많은 귀족을 뜻하기도 했다. 원로원의 어원이기도 했다. BC 123년 토지독점과 양극화가 심해지자 집정관 그라쿠스 형제는 개혁안을 내놨다. 땅 소유를 제한하고 국가가 곡물 값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큐라아노나라고 불린 이 제도 덕분에 빈곤층은 매달 30kg이하의 곡물을 절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식량 대부분을 식민지에서 조달했던 로마는 해적의 침입과 기상 악화 등으로 공급이 불안정했다. 여기에 인구 급증으로 가격도 폭등했다.
 
그러자 B.C. 58년 클로디우스 호민관은 10% 안팎의 하위 층에게 무상 배급(일명 클로디우스 곡물법)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상 배급 대상은 로마 시민의 절반가량으로 늘었다. 시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권력자들의 매표 행위 탓이었다.
 
아우구스투스 이후 제정 로마도 정통성 없는 황제들이 선심성 정책을 남발했다. 곡물 대신 직접 빵을 주더니 나중엔 와인, 돼지고기까지 덤으로 나눠줬다. 이 같은 정책은 시민들을 우민화시켜 권력을 강화하려는 수단이었다.
 
오락거리를 제공해 국민들을 무지하게 만들기도 했다. 로마는 빵과 함께 검투사 경기와 전차 경주 등 각종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민들의 환심을 샀다. 먹고 즐기는데 필요한 물자와 노예는 식민지에서 들여왔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전쟁은 로마의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는 비즈니스였다. 그러나 3세기 이후 제국의 팽창이 멈추면서 위기가 찾아 왔고 결국 훈, 고트, 반달 등 이민족의 부흥으로 식민지 지배력을 잃으면서 로마는 476년 멸망했다.
 
이 같은 포퓰리즘으로 망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물가 상승률이 연간 2500%인 베네수엘라, 국가부도만 9번 낸 아르헨티나는 무분별한 퍼주기로 국가 위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많은 정치가들이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포퓰리즘의 효과가 즉각적인 반면 비용 청구서는 늦게 날아오기 때문이다.
 
포퓰리즘은 특히 청년들과 아이들의 미래를 훔치는 아편과도 같다. 대선 후보자들 오늘의 번영을 다음 세대에 물러줄 수 있는 정책제도 등을 제시해야 하는데 오늘 당장 박수 받을 허황된 공약만 남발하며 국민들을 기만하는 사기행각을 벌리고 있다.
 
특히 상위 10%의 세금으로 90%에게 해택을 받게 하겠다는 여당 후보의 국토보유세의 발상은 참으로 위험스럽다. 부자와 가난한 자 등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는 부적절한 공약이 아닐 수 없다. 어느 한 집단을 적대시하는 정책은 민주주의에도 어긋난다. 집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 더 좋은 집을 갖고 싶은 욕구를 결코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 시장과 대결하려는 생각이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불러올 수도 있다.
 
포퓰리즘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건드려 이성적 사고를 가로 막는 것이다. 내 편, 네 편을 나누고 다수의 생각이라며 밀어붙인다. 앞선 대표적인 국가의 지도자가 후안 페론(아르헨티나)과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이다. 문제는 문 정부가 선거 때만 되면 돈을 풀어 각종 퍼주기를 일삼고 틈만 나면 부자와 빈자로 나눠 갈라치기를 하면서 분열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특히 갈등 사안이 생기면 토착왜구, 반미 프레임을 씌워 반일, 반미 민족주의를 자극하며 충동질을 한다. 우방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며 북한 바라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왜 대한민국이 이런 지경에 빠지게 된 것일까.
 
그 답은 쉽게 나온다. 문재인정부는 1980년대 반미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노동자 기반의 진보 의제를 실천해온 서구 좌파 세력들과도 전혀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다. 서구의 이민자 이슈 대신 친북, 반일, 반미의 형태로 민족주의를 선호하며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포퓰리즘은 재정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재정적인 게 퍼주기이고 정치적인 건 진영 논리다.
 
국민 전체를 위한다고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지지층만 바라보는 거다. 자신의 지지기반에 퍼주기를 하는 건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다만 타깃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개인의 자유와 독립성을 키우는 게 자유민주주의다.
 
그러나 포퓰리즘은 정반대다. 포퓰리스트는 개인의 지성을 북돋우는 대신 욕망과 분노의 감정을 건드려 대중을 움직이는 것이다. 탁현민류의 정치 쇼가 바로 그렇다. 개인을 어리석게 만드는 일은 자연스럽게 대중조작과 전체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뽑는 대통령 선거, 비현실적 공약을 남발하고 실체 없는 기대를 부추기며 권력을 장악하려는 후보를 선별해야 할 때다. 과거 국민 투표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 3세의 독재도, 히틀러의 나치즘도, 무솔리니의 파시즘도, 시작은 모두 포퓰리즘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우리 국민들이 그런 우(優)를 범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현명한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 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시편 91 : 14>
 
(※전문가 칼럼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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