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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이의 군사이슈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딜레마

현 안보상황에서 연합방위체제의 현상변경 신중 기해야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0-28 09:39:08

 
▲ 박정이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예)육군대장.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기본적으로 양국의 군사력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 효과적인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와 평화유지를 위한 한·미의 공동노력은 한·미 연합방위체제에 의해서 이뤄져왔다.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1978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개설 및 한·미 연합군사령부(CFC) 창설 등 양국의 안보협력을 통해 긴밀히 발전해왔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유지의 확고한 기반이 되고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법적 근간으로서 미군의 한국내 주둔은 물론 각종 안보 및 군사관련 협정들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 조약을 기초로 한·미 연합방위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연합방위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과 전시지원협정(WHNS)이 체결됐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근본 목적은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국에 대한 외부 침략세력의 공격을 양국이 공동 대응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및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 개최와 대북정책 공조협의 등을 통해 안보협의체제를 강화하고,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연합방위체제 개선과 전시군수지원체제의 발전, 연합연습 및 훈련의 강화 등을 통해 연합작전체제를 발전시켜왔다.
 
한·미 안보협의체제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로 구성된다. 양국 국가통수 및 군사지휘기구(NCMA)로부터 전략지침을 받아 한·미 연합군사령관에게 전략지시 및 작전지침을 하달한다.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는 양국간 주요 안보현안을 협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한·미 연합방위체제 운영에 관한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동맹의 장기발전방향을 공동으로 설계한다.
 
한·미 연합작전체제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 UNC) 체제와 한·미 연합군사령부(연합사, CFC) 체제가 복합적으로 이뤄진 체제이다. 유엔사 체제는 6·25 전쟁 중 이승만 대통령의 서한과 그 후 한·미 합의의사록의 공식 합의를 거쳐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이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됨으로써 수립됐다.
 
유엔사(UNC)는 1950년 7월 7일 유엔안보리 결의안 제84호(S/1588)에 의거해 같은 해 7월 24일 일본 도쿄(Tokyo)에서 창설됐고, 1957년 7월 1일부로 서울 용산기지로 이전했다. 유엔사(UNC)는 유엔 안보리를 대신해 6·25 전쟁을 수행했고,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1953년 정전협정에 서명했다. 휴전 후에는 유엔 대행기관으로 지정된 미국 합참의 통제를 받아 정전협정체제 관리와 한국내 유엔군 부대들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1977년 미국 카터 행정부의 미 지상군 완전 철수정책에 이어 연합작전체제 조정 필요성으로 인해 한·미 연합사(CFC)가 1978년 11월 7일 창설됐다. 연합사의 창설로 한국방위의 책임이 유엔사(UNC)로부터 연합사(CFC)로 전환됐고, 유엔사는 정전협정체제 유지 및 전력제공국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유엔군 사령관이 수행해오던 지정된 한국군 부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연합군사령관에게 이양됐으며, 유엔사는 별개의 법적 및 군사적 기구로서 연합사와 상호지원 및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전협정체제 유지·관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도록 조정됐다.
 
한·미 연합작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쟁 억지력의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군의 한국내 주둔이 필수적이다. 주한미군은 해방 이후 미 군정시기부터 한반도에 주둔해 왔다. 미 군정시기에는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과에 따라 남한지역 군정을 실시했으며, 6·25 전쟁기에는 유엔의 이름으로 공산군을 격퇴하기 위해 주둔했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의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
 
지난 68년 동안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한국안보의 근간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동안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지속적으로 적응·진화했으며, 그 중심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가 있다.
 
한·미 양국은 2014년 10월 23일에 개최된 제46차 SCM에서 점증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역내 안보환경의 변화로 인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군 주도의 새로운 연합방위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임기내 전작권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전작권 전환관련 조건 충족 및 한반도 여건 변화는 없고, 북핵 협상을 개시했으나 비핵화 프로세스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북핵 대응문제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한반도 안보질서를 한국이 주도하는 체제로 재편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작권 전환 이후의 신연합방위체제는 현재의 ‘주한미군 주도(Leading)-한국군 지원(Supporting)’의 구조에서 ‘한국군 주도-미군 지원’의 형태로 변화된다.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주한미군은 보조 또는 지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미군 4성 장군이 지휘하는 연합사가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하는 연합사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방위체제를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 특히 핵위협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정권생존 보장과 북한지역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를 유지하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 존재 자체가 북한에게 위협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 통제하의 통일을 추구하며,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고 중국에 대한 북한의 과도한 의존을 탈피할 수 있는 지역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보유한다고 분석하면서 2027년경 151∼242개의 핵무기와 수십 기의 이동식 ICBM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핵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의 안보현실을 고려해 볼 때 연합방위체제를 흔드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는 단순히 한·미 지휘관계의 변화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미 연합사의 해제, 한·미 동맹의 재조정 및 연합방위체제의 변화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안보에 중차대한 사안이다. 국가안보의 핵심인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대응을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안보 현실하에서 완전한 안보자율성의 확보는 어렵다. 북핵문제의 해결없이 전작권 전환과 이로 인한 연합방위체제의 변경은 한국안보에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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