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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어때<41>]-SKT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

SKT 2400만 국민 편익증진 첨단기술 금융위 뒷짐에 제자리걸음

2400만 가입자 맞춤형 ‘라이프 케어 서비스’ 제공 포부

금융당국 높은 문턱에 예비허가조차 차일피일 미뤄져

계획 차질 불가피…결국 서비스 수혜자 소비자만 피해

기사입력 2021-11-25 15:53:01

▲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권을 쥔 금융위원회가 SKT 등의 예비허가 심사를 기약 없이 늦추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SK텔레콤(이하 SKT)이 국내 통신사 중 최초로 빅테크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미온적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기술 첨단화와 소비자 편익을 위한 민간기업의 시도가 금융당국의 미온적 협조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어서다.
 
SKT는 지난 8월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늦어도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과는 감감 무소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계획 심사는 예비허가에 최대 60일, 본허가에 최대 30일이 걸린다.
 
그러나 아직까지 예비허가도 나오지 않아 SKT는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신청 당시 SKT는 올해 안에 본허가까지 얻고 내년 초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SKT는 우선 예비허가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 일정 변경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400만 가입자 보유한 SKT “가입자에 ‘데이터 주권’ 돌려주겠다” 당찬 포부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개인)에게 데이터 주권을 돌려준다는 의미의 단어다. 지난해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 시행 이후 정부가 차기 시범사업으로 도입했다. 지금껏 개인의 정보가 일방적으로 제공되거나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마이데이터를 통해 개인은 본인 신용정보를 금융사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얻은 곳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의 시중은행 △신한·현대·KB국민·하나 등 카드사 △미래에셋대우·하나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 금융투자사 △카아오페이·NHN페이코·뱅크샐러드·핀크 등 핀테크 기업 등 총 46곳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스카이데일리
 
그동안 SKT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왔다. 일례로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합작한 핀테크 기업 핀크는 SK텔레콤의 통신 데이터 기반 대안 신용 평가 모델 ‘T스코어’를 활용한 핀크 대출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대출 총 누적 조회 건수 430만건이고, 총 승인 금액은 20조원을 돌파했다.
 
‘TACO(SKT Autonomous Cloud Orchestrator)’라는 이름의 마이데이터 필수 인프라인 클라우드 컨테이너 관리 솔루션도 자체 개발했다. 해당 솔루션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는 등 유연한 관리를 지원한다. SK브로드밴드 Btv의 기존 외국산 솔루션을 대체해 Btv의 시스템 총소유비용(TCO)을 50% 이상 절감, 개발 및 운영 생산성을 30% 이상 향상시켰다고 SKT는 설명했다.
 
SKT의 마이데이터 직접 진출은 국내 통신사 중 최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꾸준히 핀테크 사업에 관여해 왔지만 조연 수준에 머물렀었다. KT는 자회사를 통해 우회하거나 전략적 제휴 등을 활용했다. KT의 자회사 비씨(BC)카드는 이미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얻었으며 전담 부서인 마이데이터사업본부도 꾸렸다. KT는 BC카드의 마이데이터 수집·분석·저장 클라우드 시스템을 설계·구축해줬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IT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취득한 LG CNS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LG CNS는 고객 동의를 얻어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수집·통합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한 마이데이터를 GC녹십자헬스케어와 LG유플러스에 제공하고 있다. GC녹십자헬스케어는 건강검진 정보, 상담 내역, 생활 습관 등 건강 데이터를 LG유플러스는 통신 데이터를 마이데이터 플랫폼에 통합제공할 예정이다.
 
테크 기업 꺼리는 금융당국, 갈수록 진화하는 서비스 못 받는 소비자들
 
SKT가 야심차게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지만 금융권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마이데이터 시장에 새로운 선수의 등장을 그리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SKT의 예비허가 조차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SKT는 지난 8월 예비허가 신청서를 내면서 사업계획 심사기간이 최대 60일, 본허가는 최대 30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 올해 안에 정식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내년 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 유영상 SKT 사장은 이달 1일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SKT 2.0 시대’ 청사진을 제시했다. 통신사를 넘어 빅테크를 지향한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제공=SK텔레콤]
 
그러나 금융당국이 예비허가 신청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않으면서 SKT는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SKT는 우선 예비허가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 일정 변경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SKT의 사업이 지체되면서 당초 진행하려던 서비스 출시 역시 늦춰지게 됐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테크(빅테크·핀테크) 기업과 금융 서비스 경쟁에서 금융권은 판정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며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이 우선이겠지만 타 업권의 금융 부문 진출을 환영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이러한 정서가 금융당국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당국의 늑장 대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2400만 가입자라는 막강한 강점을 보유한 SKT가 수백만건이 통신 데이터를 주무기로 내놓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SKT가 마이데이터 산업에 본격 진출할 경우 소비자는 통신 요금 수납 정보와 금융 자산을 분석해 이용 중인 대출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추천받을 수 있다. 가장 알맞은 단말기 할부상품을 비교·추천받을 수도 있다.
 
SKT 관계자는 “금융업 자체가 기존 사업과 크게 달라 오히려 좀 더 객관적으로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동안 쌓은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금융사·빅테크 등과 다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마이데이터 담당 임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은 속성과 본질상 업권간 경쟁이 아니라서 시장 참여자가 많을수록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이용자 유입 등이 늘어날 것이다”며 “통신 요금 결제 정보 등 이동통신사에 유리한 영역이 있을 테고 예·적금, 대출 정보 등 금융사에 유리한 점이 있으므로 누가 더 잘 분석하고 고객 소구력을 가질지가 관건이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학형 기자 / sky_hhkim , hh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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