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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한국의 5년 좌파 정부 실험 영국 브렉시트와 닮은꼴

정치 포퓰리즘과 이에 동조한 국민 선택의 결과 매우 치명적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1-22 10:15:11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영국이 EU(유럽연합)로부터 공식적으로 탈퇴한, 즉 브렉시트(Brexit)를 한 지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이의 배경은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있는 한 이익보다 불이익이 더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무려 두 번의 국민투표를 통해 탈퇴를 강행했다. 
 
이유를 요약해 보면 EU 내에서의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영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이 작용했다. 전체 회원국과 공동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독자적으로 미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각종 현안에 대해서 이익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유럽의 많은 노동자가 자국에 들어와 일자리를 파괴하고, 기업들은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옮겨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에 실(失)보다 득(得)이 더 클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일종의 도박을 한 셈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예상은 참혹하게 빗나갔다. 정부는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설득하지만 국민 대부분의 한숨과 그늘은 깊어간다. 정치 포퓰리스트들의 선동과 이에 동조한 국민이 선택한 결과치고는 매우 치명적이다. 상처가 너무 깊고 넓다.
 
무역 규모는 지난 2년 사이에 15%나 감소했다. EU 탈퇴 후 무역의 손실액이 이득의 178배나 달할 것으로 자체 보고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영국의 잠재적 GDP가 4%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마저 대두된다. 코로나 악재까지 겹쳐 2020년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무려 마이너스 9.8%이었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쪽은 위스키·초콜릿, 치즈 등 중소기업의 수출이고, 공급망 불안에 따른 물가 앙등도 심각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유럽의 금융 중심이라는 영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다국적 금융 기업들의 영국 탈출이 러시를 이루어 빠져나간 금융 자산이 무려 1300조 원이나 된다. 설상가상으로 외국계 제조업체들도 탈(脫) 영국의 대열에 속속 합류한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영국을 떠나면서 저임금 노동 부족으로 오히려 경제에 악재가 되고 있다. 탈퇴 후 영국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기보다 오히려 위축되거나 고립화됐다. 이기와 표심에 함몰된 무책임한 정치 선동과 이에 국민이 찬동해 선택한 결과(52% 찬성)치고는 매우 치명적이다. 따지고 보면 인과응보인 셈이다.
 
영국과는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우리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5년 전 광화문에서 시작된 촛불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더니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조기 정권 교체를 만들어냈다. 다수의 국민은 정당성은 차치하고 바꿔야 한다는 절실함에 마지못해 동조했다. 급진적 변화를 갈구하는 무리는 이참에 이 땅의 기득권 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가진 자들의 부(富)를 재분배해 가지지 못한 자들에 돌아가야 함을 주장했다. 기울어진 기회의 불공평, 불균형의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기치를 내세웠다. 상대적 약자인 2030 세대들이 대거 이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그들은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확신으로 분기탱천했다. 정권을 획득한 좌파 정부는 이를 빌미로 시장경제에서 이탈하는 각종 정책을 저돌적으로 강행했다. 지지해 준 세력들에게 당근을 주기 위해서도 무리수를 연발하는 실험이 쏟아져 나왔다. 내년 3월에 있을 대선(大選)을 앞두고도 이를 지지하는 편과 저지하려는 편과의 한판 싸움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EU 재가입으로 영국 여론 돌아설 수도, 한국은 정권 교체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아
 
지난 5년을 돌이켜 보는 현시점에서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국민의 삶이 나아졌는가. 의도한 대로 부의 공정한 분배와 기회의 공평이 이루어졌는가. 안타깝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모두가 불행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은 심화하고,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기업은 사기가 떨어져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시름이 깊어간다. 부동산 가격은 치솟고, 물가마저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 늘어난다. 하루하루를 마치 파김치처럼 뒤범벅이 돼 어디로 구를 지 모를 정도로 불투명하기만 하다. 이 지경에 이르다 보니 이제야 국민이 다시 정신을 차린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 마침내 2030 세대들도 현 정권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불과 5년 만에 세상 여론이 급격하게 반전하고 있다. 정치판에 아무리 센 장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가 나빠지면 이를 이겨낼 방도가 없다. 넘치면 화를 불러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런 판에선 긍정보다 부정이 더 생겨나기 마련이다. 기업들은 국내에서의 사업 확대를 접고 외국으로만 나가려고 한다. 내년에도 국내 기업의 80% 정도가 가능하다면 해외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은 자국 기업을 국내에 앉히거나 심지어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접은커녕 각종 세금 폭탄에다 규제 양산으로 국내 있을 이유가 점점 없어진다. 강성 노조의 기세는 전혀 꺾일 기미가 없다. 
 
삼성은 미국에 20조 보따리를 풀겠다는 채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고급 차종인 제네시스를 비롯해 전기차를 아예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소나타 등 중저가 차종을 국내로 들여오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들어와 있는 외국 기업들마저 탈(脫) 한국에 동조한다. 제조에 이어 금융 부문으로 옮겨붙고 있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 철수에 이어 캐나다 노바스코셔은행도 완전 철수를 결정했다. 최근 10년간 7개 외국 은행이 짐을 쌌다. 금융 허브의 꿈은 실로 요원하다.
 
그럼에도 한국 정치판의 포퓰리즘은 식을 줄 모른다. 여당 대선 후보가 내놓는 대선 정국의 선심성 공약은 극으로 치닫는다. 기본 소득에 이어 기본 주택, 양도세와 종부세에 이어 국토보유세까지 점입가경이다. 근거가 미약한 신규 주택 250만 호 공급을 내건다. 공약(空約)을 마구 쏟아내 마치 불나방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민은 봉이다. 지난 5년간 시종일관 당했던 세금 정치가 더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오랜 기간 권위주의 정권에 시달리다 보니 국가의 세금 징수에 대해 거의 속수무책이다. 하물며 세금의 지출에 대한 국민의 의견이나 감시는 초지 일관되게 실종되고 있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 기관이라고 하지만 도둑에 곳간을 맡겨 놓은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자기가 낸 세금에 대해 정당한 권리 주장이나 거부를 하지 못하고 무력한 국민이 지구촌의 정상적인 국가 중에 우리 말고 어디에 또 있을까 반문하고 싶을 정도다. 국가를 거꾸로 돌리는 선동적인 정치와 이에 동조하는 무책임한 무리의 설 자리를 없애야 한다. 현명한 국민이 많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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