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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대선주자 2030세대 공약 분석 (上-부동산·일자리)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 내집 마련·안정적 일자리 원해
부동산 관련 설문조사 응답자 60% “대출완화로 주택 구입 바라 ”
“임대주택, 안정적이지 않고 오히려 불안감 키워”… 대출 확대 요구
현금성 공약에 “단기적 현금지원으로 안정된 미래 보장할 수 없어”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14 00:07:00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선 주자들은 20·30대를 겨냥한 공약을 제시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030세대는 이번 선거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이들은 이념이나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40·50대, 60대 이상 유권자처럼 특정 후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지도 않는다. 그동안 불평등과 이로 인한 박탈감을 겪으면서 2030세대는 기성세대에 불신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청년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지 여부가 대선 승리의 중요한 승부처인 셈이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를 ‘대선주자 2030세대 공약 분석’으로 정하고 주요 분야별로 대선 주자들의 공약을 비교해 보고 이에 대한 2030세대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청년재단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48%가 ‘저렴한 주택 공급’을 1순위로 꼽았다. 사진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한달 앞둔 6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건물 계단에 대선 관련 홍보문구가 적혀있는 모습. [사진=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한원석 팀장|김학형·윤승준 기자] 
2030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오른 부동산 가격은 사실상 2030세대가 ‘내 집 마련’ 하는 것을 사실상 가로 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내 집 마련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청년들 대부분은 미래를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치르는 대통령 선거에서 청년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공급하고 적은 비용으로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대학생·취업준비생들은 일자리문제에, 직장인들은 ‘내 집 마련’ 등 주거문제를 가장 큰 관심사로 꼽고 있다.
 
청년층 “임대주택보단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정책 필요”
 
지난해 11월 청년재단이 발표한 ‘청년의 행복과 사회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48%가 ‘저렴한 주택 공급’을 1순위로 꼽았다. 거주지역, 취업·미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1위였다. ‘국민연금 개혁해 지속가능한 재원확보(22%)’ ‘소득기준, 노동여부 상관없이 평생 기본소득 지급(12%)’ 보다 높았다.
 
응답자들은 부동산 정책 관련해서 규제보다 대출 완화가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대출 완화로 자유롭게 자산구입’과 ‘부동산 강력 규제로 세입자 숨통 틔우기’ 등의 양자택일 문항에서 전자(60.6%)를 선택한 응답이 후자(39.4%)보다 20%p 이상 많았다. 집값 급등 속에 낮은 노동소득으로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이런 선호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해 대선 후보들은 2030세대를 겨냥한 부동산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모든 후보가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다르다. 4대 후보들의 공약 키워드는 △기본주택 △원가주택 △보증금·주거비 지원 △낮은 이자율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임기 내 주택 311만호 공급’ 공약을 제시했다. 정부의 기존 공급계획인 206만호에 105만호를 더해 전국에 총 311만호를 공급한다는 공약이다. 지역별로 서울 107만호, 경기·인천 151만호, 기타 53만호 등을 공급한다. 이러한 주택의 형태는 △임대형 기본주택(평생 거주) △건물분양형 기본주택(토지는 공공이 소유) △지분적립형 주택(소유 지분 적립) △누구나집(일정기간 임대 후 분양) △이익공유형 주택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기본주택’이 핵심이다. 이재명 후보는 311만호 가운데 140만호를 기본주택(공공장기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주택이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을 말한다.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공급해 향후 공공장기임대주택 비율을 전체 주택의 10%선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청년의 내 집 마련’에도 초점을 맞췄다. 공급물량 중 30%를 무주택 청년에게 우선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울 용산공원 인근 주택을 모두 청년기본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청년 등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90%까지 상향하고 취득세는 3억원 이하 주택이면 면제, 6억원 이하면 절반으로 경감하겠다고 약속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청년원가주택 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청년원가주택은 2030세대 무주택 청년들이 시세보다 낮은 건설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은 뒤 원할 경우 5년 후 국가에 되팔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매각할 때 시세차익 70% 이상을 청년에게 돌아가게 해 재산 형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원가주택을 임기 내 30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물량만 쏟아내는 건 아니다. 목돈이 없는 청년들의 사정을 고려해 분양가의 20%를 먼저 내면 나머지 80%는 장기저리로 빌려줘 원리금을 천천히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예컨대 분양가격이 4억원짜리 주택인 경우 입주자가 8000만원만 내면 나머지 3억2000만원은 대출로 마련할 수 있다.
 
‘역세권 첫 집 주택’ 공약도 제시했다. 역세권에 공공분양주택 20만호를 5년 동안 20만호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높이고 주택의 절반을 공공기부채납을 받는 방식으로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한다. 이를 포함해 5년간 전국에 250만호, 수도권에는 130만호 이상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공주택에 초점을 맞췄다. 장기공공임대주택 100만호와 토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공공자가주택 100만호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부모와 독립해서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주거급여를 제공한다. 주거급여 기준도 중위소득 45%에서 60%로 높인다.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20%까지 확대해 ‘보증금 제로 청년 공공임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토지임대부형 주택에 주목했다. 전국에 250만호(수도권 150만호)를 공급해 이 중 100만호를 토지임대부형 주택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50만호를 청년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청년들에게 45년 초장기 모기지론(LTV 80%+기준금리 수준 이자+15년 거치 30년 상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청년들은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향에 공감했지만 물량만큼 질적인 측면도 신경써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임대주택에 대한 혐오 정서 때문이다. 10년 넘게 부모님과 임대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직장인 김경민(가명·30) 씨는 임대아파트와 같은 주택 형태는 안정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미래의 불안감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언제 나갈지 모른다는 사실에 조금 불안하다. 몇 개월 전 상여금을 받아서 월급이 조금 늘었는데 소득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시청으로부터 재계약을 해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다행히 억울함을 소명해 그곳에서 계속 살 수 있었지만 그때 무조건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대부분 얼마나 많이 주택을 공급할지에 초점에 맞춰졌는데 물량만큼 중요한 게 주택형태라고 생각한다. 임대아파트를 혐오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와 비슷한 주택을 늘릴 경우 사는 곳에 따라 부유한 청년, 가난한 청년으로 나뉠 수 있다”면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과 갚을 수 있는 기간을 늘려서 어떻게든 청년들이 집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자산을 쌓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청년들을 돕고 이들의 삶을 개선해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회사 인근 원룸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직장인 이시은(여·27) 씨는 주거비용으로만 매달 50만원 이상을 지출해 부모 도움 없이는 사회초년생 임금 수준에서 주택비용을 마련하는 게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사회초년생 중 부모와 따로 살며 스스로 주거비용을 지출하는 이들이 매우 많다. 적은 월급으로 월세와 생활비를 쓰고 나면 저축할 돈이 얼마 없다”며 “부모와 같이 살거나 부모에게 전세금을 제공받는 초년생과 비교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 다름에도 후보들은 독립 청년들의 열악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택문제에 있어 양적인 측면에서만 경쟁하는 느낌이라 다소 아쉽다. 열심히 살다보면 집을 사는 희망이 생길 수 있지만 20대가 주로 집을 구입하는 연령대는 아니기 때문에 후보들의 공약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며 “현재 수많은 청년이 비싼 주거비용으로 고시원, 지하·옥탑방 등 열약한 환경으로 밀려나고 있는데 후보들이 질적인 측면의 부동산·주거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대선후보들은 부동산·주거, 소득·일자리 관련 공약을 쏟아내며 청년층 표심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시계방향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모습. [사진=뉴시스]
 
현금성 지원 공약 치열하게 경쟁…일자리 공약은 실종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사정을 반영한 소득·일자리 관련 공약들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심화된 청년 빈곤 문제와 저성장에 따른 지속적인 취업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내용은 후보들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현금성 지원’이었다. 복지에 초점을 맞춘 후보는 보편적 지원으로, 기회에 초점을 맞춘 후보는 선별적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소득·일자리 공약에서도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 만 19~29세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이 대표적이다. 누구나 1000만원 이내 돈을 언제든지 장기간 은행 금리(3%) 수준으로 빌릴 수 있는 ‘기본금융’도 공약으로 채택했다. 19~34세 청년이 자발적으로 이직할 때 생애 한 번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인정해주는 공약도 냈다. 그밖에 청년고용률 5%p 향상, 국민내일배움카드 제도 쇄신,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 비율 단계적 상향 조정,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 지원 등으로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후보는 청년들의 ‘재산 형성’과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청년도약보장금’이 대표적이다. 이는 저소득 취약청년에게 월 50만원을 최장 8개월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청년도약계좌’를 도입해 10년 만기(5년 연장 가능) 기간 중 납입액의 15~25%(연간 250만원 한도)의 금액을 국가가 보조하는 공약도 내놓았다. 저소득·임시고용 청년에게는 생애 1회, 3년간 고정급(월 30만원)에 기여비례(본인 납입액의 35%)를 더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또한 노동조합 간부 등 취업 비리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심상정 후보는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20세가 된 모든 청년에게 3000만원의 ‘청년기초자산’을, 20~29세 청년에게는 한시적으로 매년 30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보장제를 도입해 비수도권부터 청년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고 혁신도시 지방대 의무채용 법정비율을 30%에서 50%대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후보는 고용세습·채용청탁 금지법으로 엄하게 처벌하며 현대판 음서제도를 타파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공약에 대해 청년들은 일회성 금액 지원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취업준비생 오지영(여·24) 씨는 후보들이 청년 일자리 공약이랍시고 일자리 질 개선에 앞서 한 달에 몇 만원 주는 정책을 내세우는 게 기분이 나쁘다고 답했다.
 
오 씨는 “소위 좋은 회사라고 불리는 곳들은 대체로 경력직만 뽑다 보니 수많은 청년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계약직·프리랜서·파견직·인턴 등 비정규직 형태로 일한다”면서 “그렇다 보니 고용환경은 불안정하고 중소기업만 이직이 잦아지고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취업지원금이 필요한 건 맞지만 후보들이 정말 계층의 사다리를 잇고자 한다면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안호석(남·28) 씨도 기본소득 등 현금성 지원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청년세대가 관심을 갖는 신사업 관련 규제를 풀어 새로운 일자리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안 씨는 “국가에서 돈을 공짜로 주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차라리 적금과 같은 상품을 개발해 일정 금액을 보조해주는 식으로 생산 활동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기존 산업뿐만 아니라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등 신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개발 관련 일자리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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