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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논란

물적분할, 금지보다는 제도 개선이 맞다

기사입력 2022-04-29 00:02:30

▲ 윤승준 경제산업부 기자
차기 정부 출범까지 10여일 정도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물적분할 문제를 해결할지 기대를 모은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분할 자회사 상장 제한, 모회사 주주 보호책 제도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국정과제에 반영할지 검토하고 있다. 여야 간 의견이 갈리지 않는 사안인 만큼 무난히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2년간 증권업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로 물적분할은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핵심 사업부문을 쪼갠 후 자회사를 신규 상장해 주가 하락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은 2020년 12월1일 배터리사업부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분할 전 80만원이던 LG화학 주가는 27일 46만3000원으로 약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일부에 그치는 사례는 아니다.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신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물적분할 모회사의 기업가치 비율은 자회사의 55%에 불과했다. 물적분할이 아닌 단순 지배관계인 모회사도 자회사의 57% 수준이었다. 동시상장에 따른 할인효과인 셈이다.
 
그렇다면 물적분할 자체를 금지해야 할까? 이는 극단적인 대처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와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을 금지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지역은 대부분 물적분할을 허용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인적분할(Spin-off)을 실시하지만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할 때는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분할된 자회사는 계량적 요건만 충족한다면 상장할 수 있다.
 
일본도 모자회사 동시상장을 금지하지 않는다. 상장심사 과정에서 경영 독립성을 확인한다. 이해상충 구조를 제거하면 상장할 수 있다. 물적분할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만 분할신주를 주주에게 현물배당해 인적분할 효과를 얻는다.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주주매수청구권을 인정한다. 동남아 국가인 싱가포르 역시 자회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면 ‘쪼개기상장’ ‘모자회사 동시상장’ 등을 금지하지 않는다.
 
이를 고려하면 물적분할 또는 모자회사 동시상장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다. 우량 자회사들이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등 국내 시장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나로 연결되고 국내의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시점에서 대형 상장사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해외로 '이탈'할 수도 있다.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물적분할 전면 금지보다는 제도 개선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지난달 말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모회사가 기존 주주에게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윤 당선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 모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에게 자회사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사고파는 것에 차이만 있을 뿐 주주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다. 정부와 국회는 한시라도 빨리 이를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2600대로 주저앉았다. 대주주에게 유리한 물적분할을 개선해 개인투자자의 투자 유인을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다.
 

 [윤승준 기자 / sjyoo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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