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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전승절’ 연설, 기념할 승리도 전쟁명분도 없었다”
토마스-그린필드 美대사 “우크라 전쟁 장기전 예상”
“주 유엔 러 외교관, 전쟁 발발 후 처신 불편해보여”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0 16:43:2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제77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행한 전승절 연설을 놓고 “푸틴 자신이 기념할 승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CNN은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 유엔 미국 대사가 전날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확전 포고가 없었던 점에 대해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하는 77주년 러시아측 전승절(Victory Day) 열병식에 앞서 연단에 올라 연설했다.
 
앞서 서방측은 이날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면적 확전 선언을 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같은 언급은 없었다. 또한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던 전쟁 중단 선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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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할 계획과 관련한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려를 표했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의 이같은 평가는 푸틴의 전승절 연설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가 내놓은 첫 반응이다.
 
▲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 유엔 미국 대사가 지난달 19일 유엔 안보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 철수를 발표했더라면 미국이 이를 환영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런 발표가 없었다는 건 “푸틴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승리를 선언할 명분도, 이미 2개월 이상 끌어온 전쟁을 선포할 명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푸틴)의 우크라이나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수도, 수일내 그들(우크라이나인들)이 무릎을 꿇어 항복시키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 중 우크라이나 침공의 이유에 대해 서방측이 원인이라면서 근거없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연설에서 약 10분간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정당방위’라는 주장에 할애했다.
 
푸틴은 “미국 등 나토 국가들로부터 현대적 무기가 (우크라이나로) 이송되는 것이 목격됐다”면서 “그들은 크름(크림)반도를 포함한 우리 땅에 침공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가 서방의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러시아 전역의 항공에서 에어쇼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으며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줄리안 스미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주재 미국 대사는 9일 CNN의 ‘세계를 잇다(Connect the World)’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연설 내용에 대해 “놀랍지도 않다”면서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라고 평가했다.
 
스미스 대사는 이어 “(나치를 물리친) 승리를 축하하는 이 날, 그(푸틴)가 동시에 침략과 압박을 기념하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에 대한 러시아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한 바가 없다. 이에 대해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건 분명하다”고 못을 박았다.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 철수나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등에 관해 언급이 없었던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이 전쟁이 앞으로 수개월 더 이어지는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또 러시아가 “시리아의 도살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를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지휘할 야전사령관에 임명한 것을 두고 “이는 러시아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며 “인간성에 대한 의식 결핍, 인권침해, 그리고 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지금까지 저지르고 또 계속 저지를 준비가 되어 있는 잔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유엔 주재 러시아 외교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태도가 크게 변했다는 점도 CNN에 전달했다.
 
대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만나는 러시아 외교관들의 태도가 전쟁 이후 “완전히” 바뀌었으며 처신에 있어서 “불편해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주 유엔 러시아 대사는 안전보장이사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이전보다 줄었고 종종 본인 대신 대리인을 보낸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교외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당장 전쟁을 멈출 방법이 없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입장에서 전쟁을 멈출 명분이 필요한데 우리는 이에 대해 알아내려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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