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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우크라이나와 연결된 철로 파괴공작과 관련해 러시아를 배후로 의심하며 러시아 영사관 1곳을 폐쇄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19일(현지 시간) "그단스크에 있는 마지막 러시아 영사관의 운영 허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시코르스키 장관은 "러시아가 폴란드에 대한 적대적 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외교와 영사 활동이 더 축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 정부는 최근 자국에서 발생한 각종 파괴공작에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보고 포즈난과 크라쿠프에 있는 영사관을 차례로 폐쇄했다. 이번 조치로 폴란드 내 러시아 공관은 수도 바르샤바의 대사관 1곳만 남게 된다.
이날 폴란드 외무부에 초치된 안드레이 오르다시 폴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대리는 "대사관이 다음 달 23일까지 폐쇄될 것"이라며 공작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건설적 관계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폴란드는 그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폴란드에서는 15일~16일 사이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동쪽 약 100km 떨어진 미카 마을과 푸와비 인근 철도에서 두 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15일은 미카 마을 인근에서 화물열차가 통과하던 중 군용 등급 C4 폭약이 폭발했다. C4는 고폭약 물질인 군사용 플라스틱 폭약이다. 형태 변형이 쉽고 충격·열에는 안정적이지만 기폭장치를 통해 강력한 폭발을 일으킨다.
16일은 푸와비 인근에서 전력선 파손으로 승객 457명을 태운 열차가 급정거했다. 사고가 발생한 철도는 바르샤바와 우크라이나 인근 루블린을 잇는 구간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물자를 실은 화물열차가 운행되는 곳이다.
폴란드 수사 당국은 현장에서 확보한 지문과 휴대전화 유심칩 정보 등을 토대로 우크라이나 국적 용의자 2명을 특정했다. 이들은 폭발과 탈선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현장에 둔 걸로 추정된다. 용의자 중 한 명은 열차 탈선을 유도하기 위해 푸와비 인근 철로에 철제 클램프를 부착했고 나머지 한 명은 미카 인근 철로에 폭파 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용의자 2명은 최근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함께 입국했고 범행 직후 다시 벨라루스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 1명은 5월 우크라이나 르비우법원에서 파괴공작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다른 1명은 러시아 점령지역인 돈바스 출신이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서 "불행히도 최악의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번 사건을 "전례가 없을 만큼 큰 고의적 파괴 행위"라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도 수사 중이라서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용의자들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시를 받아 파괴 공작을 한 혐의로 우크라이나인 올렉산드로 K와 예우헤니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됐다. 공작에 직접 관여한 다른 용의자 여러 명은 체포됐다.
폴란드 국방부는 다음 달 성탄절 시즌이 파괴 공작의 적기일 수 있다며 대응 작전에 병력 1만 명을 투입할 방침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다. 이런 지리적·국제적 위치 때문에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EU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인도적 지원이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핵심 경유지 역할을 해 왔다.
폴란드 정부는 2023년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스파이 조직을 적발해 16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 14명은 간첩죄와 우크라이나로 가는 지원열차 방해 등 공작 준비 혐의로 기소돼 1년 1개월~최대 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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