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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맛있는 동네 산책’

시간이 멈춘 곳,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맛집

일제 강점기 다양한 흔적 남은 신용산

서울서 귀한 기차 건널목 볼 수 있어

그리운 외갓집 할머니 손맛 ‘춘천식당’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5-19 10:40:05

▲ 유성호 맛칼럼니스트
14·15일 양일간 서울 도심에서 강원도 영월까지 멀리 떨어진 두 지역의 역사 문화자원에 대해 답사를 다녀왔다. 도시 인문 콘텐츠 연구모임인 문화지평에서 주최한 ‘옛 전찻길을 따라 시공간을 잇는 서울역사’와 ‘조선왕릉 프롬나드’란 두 행사가 연이틀 열린 덕이다.
 
옛 전찻길 답사는 1899년 개통된 후 70년간 서울 시민의 발로 활약하다가 1968년 폐선된 전찻길을 따라 걷는 답사다. 총 8회 진행 예정이며 이번이 4회째 답사였다. 조선왕릉 답사는 1년간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40기를 18회에 걸쳐 돌아보는 ‘메머드급’으로 7회 차 답사였다.
 
옛 전차 노선 신용산선 따라 답사
 
▲ ‘옛 전찻길을 따라 시공간을 잇는 서울역사’ 4회 차 답사 중 국군 중앙교회 뒤편에서 찍은 단체 사진. 멀리 나뭇가지에 가린 대통령 집무실이 보인다. [사진=필자 제공]
 
먼저 14일 옛 전찻길 답사는 ‘신용산선’이다. 남대문을 출발한 전차는 옛 경성역(현 문화역 서울284) 앞을 지나 한강대로를 따라 삼각지를 거쳐 철도병원과 한강교 직전까지 놓였다. 이 전차 노선은 후일 한강대교를 통해 영등포까지 이어진다.
 
전차에 전원을 공급하던 한성전기회사가 한미전기로 바뀌고 일제의 식민 수탈이 본격화된 1909년 일한와사로 넘어가면서부터 전차는 대부분 일본인 거주지역을 통과하도록 부설됐다. 일한와사는 기존의 단선 전차 노선을 복선화해서 수입을 증대시키려 했다. 전차 차량도 24대에서 40대로 늘렸다. 전차 차량은 매해 증차하면서 1921년에는 100대까지 늘어났다.
 
전차 사업을 인수한 일한와사는 일한와사전기(일한와전)로 이름을 바꾸고 가장 먼저 일본인 주 거주지인 황금정통, 지금의 을지로에 전차노선을 깔고자 했다. 그러나 황금정통 일대 도로가 좁아 경성시 구개수 사업 이후에나 진행될 수 있었다. 그 사이 종로~남대문 구간 복선화와 신용산까지 노선이 놓이게 됐다.
 
이날 답사에서는 회현역에서 모여 힐튼호텔-남묘-병무청(국방부)-전생서 터(영락보린원)-108하늘 계단(호국신사, 숭실고, 정일학원)-이태원터(용산고)-삼광초등학교(삼판소학교)-수도여고터(경성제2고등여학교)-남영동 아케이트-성남극장(크라운제과)-남영동 대공분실-캠프킴-삼각지(배호 노래비, 고가도로)-삼각맨션-원불교-국방부 교회(왜고개 순교 성지)-남만주철도회사-조선군사령부(조선 총독관저)-용산 역사박물관(철도병원)을 지나며 시공간에 켜켜이 쌓인 역사와 문화재를 둘러봤다.
 
대부분은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용산구 한강대로42길 13(한강로2가 112-2)에 있는 일양식(日洋式) 건축물에 대해선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아서 조사를 했다. 지금은 광일이란 조미료와 식품첨가물을 만드는 회사가 사옥으로 쓰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세워진 신용산 지역 건축물이 대부분 멸실됐지만 이 건축물은 비교적 보존상태가 좋다.
 
하자마구미(間組) 사옥 남아 있어
 
▲ 용산구 한강대로42길 13에 위치한 식품회사 광일의 사옥. 일제 강점기 하자마구미(間組)라는 건축회사 경성사무실로 사용되던 곳이다. 1914년 목조로 지은 사옥이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피해를 입자 1926년 같은 자리에 벽돌로 2층 건물을 준공했다. [사진=필자 제공]
 
이 건물은 일본의 하자마구미(間組)라는 건축회사 경성사무실로 사용되던 곳이다. 하자마구미는 1889년 창립한 역사가 꽤나 오래된 회사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 전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1903년 경부선을 시작으로 경의선 철도사업에 참여했다. 철도 건설 과정에서 조선인을 강제 동원했던 전범 기업이다. 1911년에는 최초로 잠하공사를 실시해 압록강 철교를 완성시켰다. 한강 인도교도 만들었다. 1941년에는 당시 아시아 최대 댐인 수풍 발전소를 준공시켰다. 이 밖에도 총독부 상공장려관, 경성철도구락부, 반도 호텔 등을 지었다.
 
한반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1903년 경성에 영업소를 설치했다. 조선총독부와의 철도 관계 사업을 위해 1905년 용산 쪽에 지점을 설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14년 목조로 지은 사옥이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용산지역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피해를 입자 1926년 같은 자리에 벽돌조 2층 건물을 준공했다. 현관 상부 2층에 테라스가 있었으나 해방 후 증축되면서 사라졌다.
 
회현역서 시작한 답사 마지막은 용산 역사박물관 옥상에서 마무리했다. 이곳은 원래 철도병원으로, 용산동인 병원이란 이름으로 1907년 12월 지어졌다. 작지만 철도병원 성격을 띠었다. 1913년 용산철도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몸집을 불려 나갔다. 1926년부터는 총독부 철도국 직영병원화됐다. 일제 시대 철도국은 체신국과 함께 엄청난 조직을 자랑했다. 지금 건물은 1928년 착공돼 완성한 것이다. 한때 중앙대 부속병원으로 사용됐다.
 
신용산선이 지나는 남영동 지역은 일제가 1904년 군용지로 점령하고 푯말을 세웠다. 1908년에는 한국주차군사령부를 비롯해 군사기지가 들어서면서 일대 300만평이 군도(軍都)로 탈바꿈했다. 아울러 군납 상인과 일본 거주민을 위한 택지가 개발되면서 거주지가 조성됐다.
 
군도로 재편된 용산은 1899년 경인 철도와 1905년 경부철도가 개통되고 군용철도로 1906년 경의선까지 운행을 시작하면서 철도교통 중심지로 부각됐다. 1908년까지 3년 동안 50만평 군용철도 용지에 철도관사 120동이 들어섰다. 같은 해 통감부 철도관리국이 옮겨오면서 명실공히 철도요충지가 됐다.
 
손 빠른 사장 할머니의 손맛
 
 
▲ 춘천식당의 간판을 보면 마치 시간이 1960년대에 멈춰 서 있는 느낌이다. 신용산 끝자락 땡땡거리 인근에 위치한 춘천식당의 외관. [사진=필자 제공]
 
 
답사를 마치고 일행 중 상당수가 경의중앙선 철길이 지나는 건널목 근처 ‘춘천식당’으로 몰려갔다. 용산은 철도 도시답게 아직도 노면 위에 기차 건널목을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또 한 곳은 서소문고가 아래다. 용산의 건널목 이름은 백빈건널목. 이선균·아이유가 나오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1960~80년대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사전 연락 없이 15명이 한꺼번에 들이닥치자 고령의 사장 할머니가 많이 놀라셨다. 그러나 역시 베테랑답게 이것저것 주문에도 실수 없이 만들어냈다. 춘천식당은 2013년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송승헌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의 배경으로 사용됐다. 이 드라마를 본 일본 관광객들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tvN, 2020),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KBS2, 2019), ‘진심이 닿다’(tvN, 2019), ‘순정에 반하다’(JTBC, 2015), ‘연애 미수’(V Live/Naver TV/MBC, 2019) 등에도 배경으로 등장했다.
 
한쪽은 한강으로 길이 끊겼고 기찻길이 지나는 이곳은 서울의 오지다. 건널목 덕에 ‘용산땡땡거리’라는 애칭도 붙었다. 섬처럼 들어앉은 고즈넉함으로 인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곳이다. 
 
이곳 역시 일제강점기 철도관사를 비롯해 부속 시설들이 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일본 적산 가옥 흔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개발 가치가 없는 기찻길 옆이라 다행히 옛 정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할머니는 음식 만들기에 전념하시라 하고 반찬과 음료를 직접 날라 먹기로 했다. 노포의 특징 중 하나는 반찬을 대부분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이곳 역시 할머니의 깊은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마늘쫑무침, 콩나물무침 등 나물무침류가 감칠맛 있다. 은근한 고릿함을 품은 청국장과 아무렇게나 담아도 맛있어 보이는 두부김치, 시원한 맛의 동태탕 등은 집밥이 그리운 식객들 입맛을 충족시킨다.
 
식당 앞 넉넉한 야장도 있어서 해 질 무렵 삼겹살을 구워도 운치 있겠단 생각을 해 본다. 필자를 포함한 일행 중 몇몇은 식사 후 영월 장릉으로 떠났다. 다음 날 답사를 핑계로 하루 전에 당도해 지역 맛집을 찾아가는 겸사를 위해서다. 영월 이야기는 다음 호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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