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박병헌의 스포츠 세상

전인지, 혹독한 시련 이겨낸 우승이라 더 값지다

긴 슬럼프와 부진 탓에 한때 은퇴도 고려

이젠 ‘메이저 퀸’… 4승 중 메이저만 3승

마음 고생 속에서도 현지 자선재단 운영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6-30 08:45:06

 
▲박병헌 언론인·칼럼니스트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며 소설가인 장 자크 루소는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내가 쓰고 고통스러울수록 그 열매는 더욱 달콤하고 행복에 이르게 됨은 물론이다.
 
‘플라잉 덤보(만화 아기 코끼리의 주인공)’라는 귀여운 별명을 갖고 있는 전인지가 쓰디 쓴 인내와 시련을 이겨 내고 달콤하고 큰 열매를 수확했다. 
 
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CC에서 열린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쥘 때까지 약 4년 동안 혹독한 슬럼프와 부진을 거듭했다. 골이 깊으면 봉우리가 높다는 것을 증명하듯 우승 상금으로 무려 135만달러(한화 약 17억5000만원)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어느덧 프로 11년 차가 된 전인지는 이번 대회에서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럼에도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선수답게 경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속마음은 어떠했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1라운드 코스 레코드인 8언더파 64타를 치면서 5타 차, 둘째 날 3언더파를 더해 6타 차 선두였다. 3라운드 초반 2위와의 간격을 7타 차까지 벌려 쉽게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최종 4라운드 중반에는 오히려 두 타 차로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시련을 겪어낸 내면의 힘을 앞세워 묵묵히 참고 견딘 끝에 드라마같은 재역전을 이룬 뒤 마침내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 형 미소 잃지 않아
 
이러한 큰 차이의 리드를 날려 버리고 만약에 역전패하며 우승을 놓쳤더라면 그 후유증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경쟁자들은 “저 선수는 흔들면 뒤집을 수 있다”고 만만하게 여기며, 선수 본인은 역전의 두려움이라는 트라우마에 떨게 마련이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전인지는 초등학교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근 군산CC의 많은 도움과 후원에 힘입어 골프를 할 수 있었다. 전남 보성군 벌교중학교, 전남 함평의 골프고등학교에서 골프를 배우는 등 어렸을 적 부모와 떨어져 숱한 고생을 하며 인고의 시절을 보낸 끝에 슈퍼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대학은 서울에서 다녔다. 
 
2018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우승에서 멀어져 갔다. 매주 열리다시피 하는 각종 대회의 리더 보드 상단에는 아예 그의 이름이 보이질 않았다. 내면이 강한 그였지만 성적이 도통 나지 않아 올해 28살의 한창 나이인 그가 은퇴까지 심각하게 고려했을 정도였다.
 
안티들 공격에 우울증과 향수병까지
 
전인지는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던 2015년 7월 제70회 US여자오픈 우승을 발판으로 이듬해 미국 투어에 진출한 뒤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대회 역대 최소타(21언더파 263타) 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안티 팬들의 심한 공격을 받았다. 
 
독하게 마음을 먹었지만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다. 더구나 어머니 대신 자신을 애지중지하며 키워 준 할머니의 죽음 이후 외로움과 우울증은 더욱 심해졌다. 7년간의 미국 생활에 향수병까지 겹쳐 전인지는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2018년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을 계기로 슬럼프를 털어 내는가 싶었지만 이후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최근까지도 “그럴 거면 골프를 아예 그만두라”는 비아냥과 가시 돋힌 댓글을 수시로 접해야 했다. 
 
주위의 비난이 거세고 따가워질수록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골프에 대한 열정도 점차 식어가면서 ‘은퇴’라는 단어가 머리속 한 켠에 떠올랐다. 한국에 있는 친언니에게 “미국에 있는 게 너무 괴롭고 힘들다”고 털어놓으며 울었던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었고, 다시 이를 악물고 도전했던 게 이번 대회였다. 
 
전인지가 어렵게 이번 우승을 일궈 낸 자신을 자랑스럽다고 여기는 대목이다. 그가 시상식장에서 흘린 뜨거운 눈물은 그간의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얼마나 처절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 셈이다.
 
미국 팬의 응원이 많았던 이유는
 
후덕한 인상과 미소 덕분에 50대 이후 남성 팬들에게 유독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전인지는 이제 ‘메이저 퀸’이라는 별명을 하나 더 붙여야 할 듯싶다. LPGA 투어에서 거둔 4번의 우승 가운데 3승이 메이저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에는 5월부터 7월까지 일본 여자골프의 메이저 대회인 살롱 파스컵, US 여자오픈에 이어 KL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제16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등 한국·미국·일본의 메이저 대회 정상에 연거푸 오르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KLPGA 투어에서 4년간 뛰는 동안 2013년 제27회 한국여자오픈 등 메이저 대회 우승도 3개나 된다.
 
대회 최종일에 선두를 놓쳤으면서도 경기 내내 밝은 표정을 유지한 전인지를 응원한 미국 팬이 많았다고 한다. 우승 다툼을 벌이던 장타자 렉시 탐슨(미국)에게는 언짢았을지도 모른다. 2015년 전인지 자신이 우승한 US여자오픈이 열렸던 펜실베이니아주 랜캐스터 지역 사회를 위해 자선 재단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미국인들에게 제법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방인으로서 미국 사회에 자선 재단을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도 어렵게 골프를 했고, 주변으로부터 받은 많은 도움을 조금이나마 되돌려 주기 위해서였다. 
 
그간 자신은 슬럼프 탓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고 남몰래 눈물을 흘렸건만 우승 당시 열렬히 응원해 준 골프장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캐디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왔던 전인지였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직접 참석해 자선 행사를 벌인다. 커다란 우승컵을 들고 가게 되어 더욱 뜻 깊고 즐거운 행사가 될 것 같다.
 
이젠 커리어 그랜드 슬램 향해 ‘Go’
 
캄캄하고 기나긴 터널을 지나오니 희망찬 새 목표가 생겼다. 전인지는 8월 AIG 위민스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다. 메이저 대회가 5개인 LPGA 투어에서는 그중 4개만 우승하면 그랜드 슬램으로 인정한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인생에 반드시 시련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련이 찾아왔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교훈을 던져 준 전인지였다. 누구보다도 큰 시련과 아픔을 겪었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큰일을 해낸 전인지가 앞으로는 꽃길만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은 지나친 욕심일까.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 좋아요
    3

  • 감동이에요
    3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작뮤지컬 '가요톱텐'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는 카라 '박규리'가 사는 동네의 명사들
권문한
한국신문잉크
김세웅
가톨릭대 의과대 의학과 비뇨기과학교실
박규리
카라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탄생‧소멸의 과정 거칠 뿐… 암호화폐 사라지지 않아”
핀테크·분산금융·암호화폐 연구하는 디지털자...

“목수는 엄연한 전문직, 자긍심 없인 못 버텨요”
“사회선 여전히 ‘막일꾼’ 인식… 당당한 대접...

미세먼지 (2022-08-17 06:3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