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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 <29회> 수빈의 결심

20층 사시나 봐요. 이상훈 씨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8-05 09:01:59

제이슨이 사는 아파트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강남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궁궐처럼 높이 세워진 그 아파트가 사람을 내려다 보고 서 있었다.
 
일주일 줄 게.”
 
병원을 다녀온 수빈에게 해원이 단호하게 말했었다. 한 달 정도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수빈이 사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자수하면 너도 경찰에 잡혀가게 돼. 우린 공범이니까. 그러니까 같이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해원은 집요하게 수빈을 밀어붙였다. 수빈은 임신 중이었다. 뭔가 빨리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다.
 
궁궐 같은 아파트 입구엔 화려한 불빛이 훤하게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자정쯤 되자 제이슨이 비틀거리며 택시에서 내렸다. 언젠가 수빈을 태워줬던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제이슨은 터벅터벅 아파트 건물로 들어갔다. 수빈도 조용히 그를 따라 들어갔다. 제이슨이 카드 키로 엘리베이터를 열고 들어갈 때 수빈도 달랑 뒤따라 올랐다. 문이 막 닫히려는 순간 어떤 남자가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 이상훈! 맞지? 이상훈.”
 
남자가 제이슨의 어깨를 툭 쳤다. 술기운에 거의 감고 있던 그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 너 언제 왔어? 왜 연락도 안 해?”
 
온 줄 몰랐지. 언제 다시 나가? 그럼 다음 주쯤 볼래, 상훈아?”
 
서로 전화하자 어쩌고 하더니 남자는 10층에서 내렸다. 층별 번호판에는 20층만 불이 켜져 있었다. 그제야 제이슨이 수빈에게로 눈을 돌렸다.
 
“20층 사시나 봐요. 이상훈 씨.”
 
수빈은 일부러 이름에 힘을 주었다. 이수빈? 상훈은 당황한 듯 인상을 찌푸리더니 1층 버튼을 다시 눌렀다.
 
이 정도면 스토커 아닌가?”
 
 
아파트 지하 카페는 주민 전용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수빈은 산부인과에서 받은 초음파 사진을 상훈 앞에 내놓았다.
 
낳으려구요.”
 
사진에 눈도 주지 않고 상훈이 물었다.
 
내가 왜 이런 걸 봐야 하지?”
 
알려줘야 할 거 같아서. 엄마는 살인자지만 아빠는.”
 
진짜 낳고 싶은 건 아닐 거구 원하는 게 돈이야? 돈 줄까?”
 
해원이 설득해 줘요. 난 자수할 생각 없어요.”
 
해 주면?”
 
없애야죠. 모든 과거를. 18주 넘으면 수술 힘들대요. 지금 15주니까. 빨리 해 줘요.”
 
그제야 상훈의 시선이 사진을 향했다.
 
그로부터 딱 5일 후 상훈에게서 문자가 왔다.
 
‘2일 후 오후 3시 북한산 의상봉 정상까지 같이 오세요.’
 
수빈은 약속했던 그날 거기에 가지 않았다. 상훈의 표적이 해원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공중전화로 해원에게 전화해 3시까지 북한산 의상봉으로 와 달라고 했다. 이제 결심이 섰으니 거기서 말하겠다고. 다행히 해원은 등산을 좋아했다. 그렇게 하겠다고 한 해원의 전화를 끝으로 수빈은 해원을 본 적이 없었다.
 
[: 이경희 / 그림: 도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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