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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복잡한 국제관계 속 국익이 최우선
칩4는 쿼드보다 더 강력한 경제 및 안보협의체
韓도 처음으로 중국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 확보
한미일 공조 강화로 위상 제고 및 북한 억제력 강화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2 09:55:00
▲ 박진기 칼럼니스트·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국가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국익 보호다. 그리고 국익이라는 것은 감정에 기반을 두거나 특정 정치집단 주장에 휩쓸려서도 안 된다.
 
대한민국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시스템을 굳건히 함으로써 경제와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적극 보호하는 것이 국익이라 할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외교 및 국방안보, 에너지안보, 식량안보 등 다양한 안보위협 요인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오랜 기간 국가·민족 간 갈등이 상존하는 동북아 국가들의 복잡한 역학관계에 불필요하게 불을 붙인 펠로시 美 하원위원장,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의전 논란에 얽매이기보다는 국가의 경제적·안보적 실익을 챙겨야 한다. 그것이 국제관계이고 냉철한 외교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꼭 챙겨야 할 카드는 무엇인가? 미국, 일본, 대만과 함께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제인 ‘칩4(Chip 4)’가 바로 그것이다.
 
실효적 경제이익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선전·선동이 아닌 실질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미,일,인도,호주)보다도 더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경제 및 안보협의체라고 볼 수 있다.
 
체면은 세워주고 실익을 챙긴 성공적 회담
 
9일 박진 외교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의 회담은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동북아 역내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록 지난 며칠간 ‘펠로시 신드롬’으로 보수 우파들에게조차 비판을 받았으나 미국정부의 공식 특사도 아닌 펠로시가 11월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입지가 축소될 노년의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목적의 개인 행보에 쉽게 구속되지 않음으로써 중국 정부의 체면을 세워줘 갈등을 최소화했다.
 
실질적으론 우리의 실익과 부합하는 칩4 가입,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운용의 당위성,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위상 제고 등 많은 외교적 성과를 얻었다. 이번 회담에서 펠로시와 대만 문제는 회담 말미에 잠깐 언급됐을 뿐이다.
 
결국 중국의 최대 현안인 양안 문제에 휘말릴 빌미를 주지 않음으로써 우리 정부에 대한 공격 포인트를 없애고사실상 중국이 더 급하고 피할 수도 없는 칩4 결성과 이에 따른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칩4 내 미국도, 일본도, 대만도 아닌 대한민국 역할에 의존해야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기업이 생산하는 반도체의 60%(중국 40%, 홍콩 20%)를 수입해서 제품을 생산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오히려 현재 아쉬운 쪽은 중국이다. 협상에 있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중공 통제 전략·자산을 가진 대한민국
 
중국 정부는 회담 직후 대변인을 통해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사드 문제와 관련한 3불(사드 추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및 한··일 군사동맹 불참) 1한(사드 운용제한)을 정식으로 선서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는 심각한 국가 반역 행위이다.
 
다만 중국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그 행위의 국제법적 구속력은 없다. 문서화된 조약(Treaty), 협약(Convention), 각서(memorandum)가 아닌 그저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다. 지금 중국 정부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드 논란으로 몽니를 부리는 것뿐이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표현될 만큼 반도체 없이는 어떠한 산업도 이끌어 나갈 수 없는 게 현대 사회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전문기업(팹리스), 일본은 소재 및 생산설비, 대만은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한국은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전문화돼 있다. 이들의 물리적 결합은 중국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수출하지 않으면 중국 산업은 매우 곤란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산업뿐만 아니라 당장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경우 무기체계에 들어있는 핵심부품들이 대부분이 서방국가의 제품이며이번 금수조치로 자국 내 경제 및 군수산업 기반이 무력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도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중공에 비해 절대적 약소국인 대만이 믿고 있는 것도 군사력보다는 중국 내 TSMC(상하이, 난징), UMC(쑤저우, 샤먼) 등 자국 반도체 기업과 공급망의 주도권이다.
 
더욱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366조원을 투입하는 ‘반도체 산업육성법’을 9일 통과시켰다. 중국의 추월을 막기 위해 급한 상황이다. 때를 맞춰 대만은 157조억원을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신축 중이며 삼성도 250조원을 투입해 텍사스주에 반도체공장 11곳을 신축할 예정이다. SK그룹(하이닉스)도 1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기업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게 바이든 행정부나 11월 중간선거 이후의 미국 혹은 2024년 이후 신정부에게 허상과 같은 펠로시 신드롬 등이 중요할 것인가? 아니면 실질적으로 미국의 경제를 살리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할 수 있는 칩4가 중요할 것인가?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미국과 경제 및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경제 및 안보의 핵심인 칩4를 가져오면 된다. 그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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