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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미국 금리 인상 행보 속 한은의 고민
제롬 파월의 길, 이창용의 길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21 00:02:40
 
▲ 한원석 경제산업부장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세계 경제에 미국발(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8.3%나 오르며 전망치를 훨씬 웃돌았다. 
 
이에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인 기준 금리 인상 폭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자국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기준 금리를 한 번에 1.0%p 인상하는 ‘울트라스텝’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3.5%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쏠린다. 10월과 11월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두 번 남은 금리 인상의 폭을 한은이 어떻게 결정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리 변화 자체가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명된 이후 기준금리는 4월과 5월에 0.25%p씩 올랐고, 7월에는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으로 2.25%가 됐고, 이어 8월에는 다시 0.25%p를 올려 현재 금리는 2.5%다. 한은 금통위가 4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8월 금리 인상으로 다시 미국과의 기준금리는 같아졌지만, 이번에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경우 다시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과거의 예를 들어 한미 금리 역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한은이 콜금리 목표제를 시작하고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시기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19년 10월 모두 3차례다. 이때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출은 이뤄지지 않았고, 세부적으로 살펴봐도 주로 증권에서 자금이 순유출된 반면, 채권에서는 순유입되는 경향을 보였다.
 
IMF 사태의 파장이 남아 있던 2000년 전후에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선에서 오르내렸고, 2005년부터 2007년 당시 환율은 9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비교적 최근인 2018년과 2019년에도 환율은 1100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할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과거와는 다르다. 달러당 원화 환율이 1400원선을 돌파할 뻔하는 등 원화가 기록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기 대문이다. 1300원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환율은 불과 한 달 만에 1400원선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추석 연휴 이후인 15일에는 1399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3월20일(종가기준 1402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환율이다.
 
여기에 국제수지도 문제다. 당시의 국제수지는 흑자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우리 무역수지는 8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9월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IMF사태 직전인 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무역수지 악화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 폭도 축소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10억9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66억2000만달러(85.9%)나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미국 금리를 따라가자는 의견에는 반대 목소리가 높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청년층을 비롯한 취약 계층에 직격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과 고정형 금리 상단은 6% 중반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은행 대출 금리가 7%선을 돌파해 8%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금융계 인사는 이러한 문제의 한 요인으로 한국은행을 지목하기도 한다. 한은이 지금보다 경기가 좋았던 2018년과 2019년,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미온적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인사는 “한은이 그때 미국 수준인 2.25~2.5% 정도로만 금리를 유지했더라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0.5%라는 사상 최저 금리까지 낮출 필요도 없었다”면서 당시 한은 지도부의 책임을 꼬집기도 했다.
 
지난달 이창용 총재가 사상 최초로 미국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한 발언도 화제가 됐다. 그는 “과도한 단순화로 시장이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하게 되면 중앙은행은 출구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해 기준금리를 뒤늦게 올린 연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총재도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다가 연준보다 금리인상을 먼저 종료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이 총재가 0.25%p 인상에만 집착한다는 인상을 시장에 줄 경우 연준을 향했던 비판은 부메랑처럼 이 총재를 향할 수도 있다. 수많은 변수를 상정하고 감안해 한은 금통위가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기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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