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7월 소비자물가는 6.3%까지 치솟았으나 8월 5.7%로 하락한 이후 두 달째 물가 오름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것이 물가 오름세 둔화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배추·무 등 채소류 가격 상승은 이어졌고, 외식 물가도 3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10월부터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됐고, 환율이 14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등 물가 상승이 이어질 우려도 남아 있어 국민들의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8.93(2020년=100)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1월과 2월 각각 3.6%, 3.7%로 나타나 3%대를 유지했지만, 3월 4.1%, 4월 4.8%로 4%대에 진입하더니 5월 5.4%까지 상승했다. 6월과 7월엔 각각 6.0%, 6.3% 치솟은 바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둔화가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둔화하는 데 주요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석유류 가격 둔화 흐름이 지속된다면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16.6% 올랐다. 6월 39.6% 상승하는 것으로 정점을 찍은 뒤 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7월 35.1%로 감소하더니 8월 들어 19.7%로 오름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반면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모두 올랐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8.7%) 등이 오르면서 6.75 상승했고,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15.3%)·도시가스요금(18.4%)·지역난방비(12.5%) 등이 오르면서 14.6% 인상됐다.
이 중에서도 특히 농산물은 곡물 물가는 하락했지만, 채소·과실 가격 등이 오르면서 8.7% 상승했다. 특히 잦은 강우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배추(95.0%)와 무(91.0%)의 물가가 크게 올랐고, 파(34.6%), 풋고추(47.3%), 포도(14.5%)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3.2%, 4.5% 상승했다.
다만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9월 중순 포기당 1만원 수준까지 치솟던 배추 가격은 9월 하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10월 들어 포기당 5543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역시 개인서비스(6.4%), 집세(1.8%), 공공서비스(0.7%) 등이 모두 상승하며 전체적으로 4.2% 올랐다. 특히 외식의 경우는 치킨(10.7%), 생선회(9.6%) 등 가격이 상승한 탓에 1년 전보다 9.0% 올랐다.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구매 빈도수가 높아 물가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들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오름세가 둔화되며 8월 6.8%에서 지난달 6.5%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5%로 전월(4.4%)보다 상승세를 키웠다.
신선어개 생선 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일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추석 성수기 이후 수급이 다소 개선되면서, 신선채소·과실 가격 중심으로 상승폭이 14.9%에서 12.8%로 축소됐다.
한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급, 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 물과 관련 주요 요인들을 지속 점검하면서 적기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으로 김장철 채소류의 수급안정을 위한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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