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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K푸드와 K뷰티 업종 간 희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해외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입 원가 부담이 큰 식품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반면,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낮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뷰티업계는 환율 상승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개월 전 추정치보다 20% 이상 낮아진 수치다.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원재료 부담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밀, 설탕, 대두 등 주요 원재료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상 환율 상승은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식품업계 전반도 비슷한 상황이다. 오리온과 대상, 오뚜기 등 주요 식품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업계 특성상 매출원가율이 70~80%에 달하는 데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가격 인상 여력마저 제한되면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매출 확대 효과를 웃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뷰티업계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 등 주요 뷰티 기업의 매출원가율은 20~30% 수준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인기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가 오히려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에이피알은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기업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판매 확대와 환차익 효과가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쇼핑 시즌 성과가 더해지면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글로벌 사업 비중 확대와 환율 효과가 맞물리며 수익성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원화 약세 환경에서는 외형과 이익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업종 간 온도 차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원화 약세의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 원가 의존도가 높은 식품업계는 비용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K뷰티는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과 낮은 원가 구조를 바탕으로 환율 환경의 수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될수록 기업 간 실적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업종별 사업 구조와 원가 체계가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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