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반도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스카이&땅

[스카이&땅] 반도체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0 08:15:33

백금·구리 등 전기가 통하는 도체와 나무·바위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인 부도체의 중간 영역에 있는 게 반도체다. 반도체 물질의 특성은 더해 준 불순물이나 첨가물에 따라 달라진다. 반도체 물질로는 실리콘이 주로 사용된다. 실리콘 산업 관련 회사가 몰려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호세 지역을 ‘실리콘 밸리’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루 종일 우리네 손에 달라붙어 있을 정도인 스마트폰·자동차뿐 아니라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필수품이 반도체다. 반도체가 없다면 현대 문명의 달콤한 이로움을 맛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반도체의 발명은 인류 역사에서 혁명이라고 할 만한 사건이었다.

반도체라는 ‘요물’이 한국에 도입된 것은 1960년대였다. 미국 기업들이 직영 혹은 합자 형태의 조립공장을 한국 땅에 세웠다. 미국 내 인건비 상승으로 노동집약형 공장을 아시아의 저임금 시장으로 옮기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반도체 사업의 독립을 꿈꾸며 디램(DRAM) 사업에 진출한다는 ‘도쿄선언’을 발표한 게 1983년이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함께 전 세계 반도체의 60%가량을 공급하는 왕국이 되었고, 반도체는 수출 비중에서 단일 품목 중 1위에 올라 있다.

정보 및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에선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 위치에 있지만 데이터를 해석·계산· 처리하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에선 아직 열세다. 반도체 시장의 80%가 시스템 반도체다. 시장이 더 크고 부가가치도 훨씬 더 높다.

시스템 반도체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자동차·에너지·의료·환경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 부품으로 성장할 것은 확실하다. 대만 TSMC가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부상한 가운데 자칫 실기하면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몰려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삼성전자는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다소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민간 회사가 300조 원 규모의 투자라니 엄청나다. 정부 1년 예산의 절반가량이다. 천연자원이 없는 한국에게 반도체는 미래의 먹거리다. 정부와 정치권도 쌈박질 그만하고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게 시대적 과제다. 박병헌 국제부장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