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가장 낮은 곳’ 먼저 찾아간 김문수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스카이&땅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7 06:30:00

▲ 김문수(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한센인 마을인 경기도 포천시 장자마을을 방문해 주민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첫 대선 행보는 뜻밖이었다. 현충원 참배 뒤 그가 향한 곳은 포천 장자마을, 한센병 생존자들의 정착촌이었다. 국가를 위한 순국선열의 묘역에서 출발해 국가가 잊었던 이들의 터전으로 향한 그의 걸음은 정치의 본질을 상기시키는 메시지다.

장자마을은 한센병 환자들이 사회의 차별과 냉대에 떠밀려 모여든 곳이다. ‘문둥이’라 손가락질 받던 사람들, 결혼조차 허락되지 않던 가족들, 쓰레기를 연료 삼아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삶. 김문수 후보는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바로 그 절망의 마을에서 “행정이 가야 할 길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보여주기’식 유세용으로 방문한 게 아니라 신념의 재확인으로 이 자리를 택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민 김순이 씨는 눈물 섞인 편지를 통해 “사람답지 못하게 살았던 시절 후보님이 손 내밀어 주셨다”며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글도 몰랐던 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공장 단속에 쫓기던 이들을 위한 산업단지를 조성했던 김문수 후보는 그들에게 ‘높으신 정치인’이 아닌 ‘곁에 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가 쌓아 온 이런 이미지는 그의 강력한 정치 자산이자, 타 후보와 구분되는 결정적 정체성이다.

2008년 경기도지사 시절 그는 장자마을을 처음 찾았다. 무허가 염색공장과 쓰레기 연료, 전과자의 낙인이 일상이던 마을에서 그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삶”을 가능케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들이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해 냈다.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로서의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0년 경기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직후엔 이곳에서 이틀간 머물기도 했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가 되면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고 이날 방문한 그를 주민들은 눈물로 환영했다. 김문수 후보의 눈시울도 붉게 물들었다. 이 광경은 공허한 정치 레토릭이 아닌 오직 진심과 신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대통령 후보의 행보는 메시지다. 누굴 먼저 찾는가는 무엇을 먼저 바꾸겠다는 뜻을 보이는 일이다. 김문수 후보는 낮은 곳에서 시작했다. 표 계산이 아니라 초심을, 홍보용 이벤트가 아니라 사람과의 약속을 보여줬다. 이 장면은 2025년 대선을 앞두고 갈 길 잃은 한국 정치가 회복해야 할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박선옥 논설실장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