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 바그너 10일부 철수 선언…우크라전 판세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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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 부족 이유로 최대 격전지서 철수 선언
백린탄 사용 등 공세 계속…연막 작전 우려도

김명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07 13:43:55

▲ 러시아 바그너 용병 그룹이 점령 중인 바흐무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반격에 나선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조직인 바그너 그룹이 탄약 보급 부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지역에서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장서온 러시아 최대 민간 군사 조직으로 현재 바흐무트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 동남부 도네츠크 전선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는 러시아의 제1 목표지역인 돈바스로 점령을 위한 지리적 요충지로 바그너 용병과 우크라이나군의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은 SNS를 통해 “탄약 부족으로 인명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더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 것이 확실하다”며 철수를 경고했다. 이 같은 위협에도 러시아 정부가 별다른 지원 대책을 내놓지 않자 바그너 그룹은 6일 성명을 통해 10일부로 철수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러시아의 핵심 전력으로 여겨지는 바그너 그룹이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게 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뒤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철수 작전은 가장 위험하고 복잡한 작전”이라면서 바그너 그룹의 철수가 전쟁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그너 용병이 철수할 경우 러시아 정규군이 교체 투입돼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공백과 혼란을 이용해 우크라이나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전쟁의 장기화로 러시아 정규군은 물자 보급과 병력 충원 등 작전 지속을 위한 전반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군은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병력의 대다수를 훈련 경험이 없는 예비군과 사면을 바라는 죄수들을 전쟁에 동원했다. 이런 상황에 놓인 러시아군이 바그너 용병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신중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9일 예정된 전승절 행사를 기념해 바흐무트를 완전 함락할 계획을 세웠다”면서 “다른 전선에 배치됐던 바그너 용병들이 바흐무트로 결집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철수 선언이 ‘연막작전’일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바그너의 철수 선언에도 러시아는 또다시 민간 지역에 백린탄을 투하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가 바흐무트 비점령 지역 내 민간인 거주 구역에 백린탄을 투하했다”며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어린이 병원으로 보이는 건물과 인근 지역이 백린탄에 의해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악마의 비’로 불리는 백린탄은 산소와 접촉하면 자연 발화해 쉽게 꺼지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민간인을 상대로 한 사용이 금지돼 있는 화학 무기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해 개전 초기부터 민간 지역을 대상으로 백린탄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와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지역에서 대반격을 예고하며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바그너 그룹의 철수가 전쟁을 종결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준 기자 m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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