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서 총기 난사 이튿날 차량 돌진으로 이민자 7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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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급증에 반감 품은 계획 범죄 가능성
연이은 무차별 범죄에 지역 치안 불안 고조

김명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08 13:35:54

▲ 7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차량 돌진 사고가 일어나 이민자 7명이 숨졌다.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현지 경찰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남쪽 국경도시 브라운스빌에 있는 이민자 보호소 인근에서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차량 공격이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7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댈러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연이은 참사에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경 이민자 보호소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모여 있던 시민들을 향해 SUV 차량 한 대가 돌진했다. 당시 길가 연석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들은 빠르게 돌진하는 차량에 속수무책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는 범행 직후 차에서 내려 도주를 시도했으나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 의해 제압돼 경찰에 넘겨진 상태다.

브라운스빌 경찰서의 마틴 산도발 경위는 “피해자들은 보호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브라운스빌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아침 일찍 버스정류장에 모여 있었다”면서 “피해자들은 모두 베네수엘라 이민자 남성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브라운스빌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도시로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망명자를 즉각 추방하는 ‘42호 정책(Title 42)’의 11일 폐지를 앞두고 이민자들의 급격한 유입이 예상되는 곳이다. 실제로 최근 몇 주간 하루 평균 2500명 이상의 이민자가 브라운스빌로 유입돼 지역 주민과 극심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민자 보호소 관계자는 “사건 직후 지역 주민 두 사람이 찾아와 보호소의 존재가 범죄 원인이라고 항의했다”며 이민자에 대한 극심한 반감이 이번 사고의 원인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6일 오후에는 같은 주 댈러스 인근의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해 한인 3명을 포함한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주말을 맞아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던 쇼핑몰에 돌격용 반자동 소총을 소지한 괴한 한 명이 진입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총성에 놀란 시민들은 혼비백산하며 건물 밖으로 대피했으며 범인은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극우단체 추종자로 보안 회사에서 총기 훈련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범행이 백인 우월주의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고와 관련해 “미국은 올해 200여 건의 대규모 총기 사고로 1만4000여 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런 일은 익숙해지기에는 너무나도 충격적”이라며 총기 규제를 강화해 줄 것을 연방 의회에 요구했다.

미국 총기 난사 사건을 기록하는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올해 미국에서 네 명 이상이 숨진 199번째 대규모 총기 사고다.

김명준 기자 m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