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CS 합병으로 170억 달러 손실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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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예비평가서 “CS 인수 바람직하지 않아”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8 00:03:00

▲ 스위스 UBS 은행과 크레디트 스위스(CS)은행 모습. 제네바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경쟁사 크레디트 스위스(CS)은행 인수·합병(M&A)으로 약 170억 달러(약 22조5000억 원)의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UBS는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글로벌 은행 위기로 CS 재정이 악화돼 스위스 금융당국이 신속한 조치를 취하도록 자극받아 원하지 않았지만 서둘러 인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UBS는 투자자들에게 “비상 상황을 고려할 때 (CS에 대한) 실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이 4일 미만”이라고 알렸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3월19일 UBS가 CS 주식을 34억 달러에 인수하고 사업 일부를 청산함으로써 최대 57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종 인수가는 협상 초반 11억 달러였지만 크게 오른 것이다.

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UBS의 CS 인수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10월 이사회 임시 전략 위원회가 경쟁사의 곤경에 처한 상황을 검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CS의 예금 및 순자산 유출은 지난해 3분기 비율을 상당히 초과하는 수준이었다고 UBS는 지적했다.

UBS 경영진은 지난해 12월 초 CS 인수 결과에 대한 예비 평가에 착수해 이를 전략 위원회에 같은 달 19일 제출했다. 지난해 2월 UBS 전략위원회와 이사회는 각각 “인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짓고 CS가 금융당국에 UBS 개입을 요청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움에 처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 분석을 권고했다.

UBS는 1월부터 3월 중순까지 재무 분석을 실시해 스위스 당국이 인수를 제안할 경우 잠재적인 법적 구조와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가능한 조치와 부정적인 영향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CS 경영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UBS와의 합병을 포함한 옵션에 대해 스위스 정부와 논의해 왔다고 UBS는 밝혔다.

앞서 CS는 2021년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미국인인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내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고, 이 여파로 지난해 8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CS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에 CS 고객들은 부실 두려움으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는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광범위한 은행 위기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면서 가속화됐다.

예금 유출이 지속되고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3월15일 스위스 중앙은행은 CS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도록 UBS에 제안했다. 다음날 UBS와 CS는 기밀유지 협약에 서명해 실사를 시작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