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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을 사려면 ‘나이키’ 매장에 가야한다. 미국브랜드인 나이키가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공식후원원업체로 지정된 것은 올해로 19년째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그리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르기까지 총 5번의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선수들 유니폼에는 태극마크와 나이키마크가 함께 새겨져 있었다.
나이키 이전에는 순수 국내 브랜드 ‘라피도(Rapido)’가 우리나라 대표팀의 후원을 도맡았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위크엔드’, 1990년 이탈리아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라피도’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물산의 스포츠 의류브랜드였던 라피도는 1979년 위크엔드 스포츠로 출발했으며 1988년 1월 라피도 브랜드를 개발하면서 브랜드 명칭을 라피도로 변경했다. 이후 1988년 하계 올림픽의 후광을 얻고 국내 스포츠 브랜드로 위상을 떨쳤으며 1999년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패션사업부를 양도한 뒤부터는 제일모직의 브랜드로 바뀌었다. 그러나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에 밀려 스포츠보다는 패션 브랜드에 치중하다가 2007년 1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라피도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용품 스폰서와 1996년과 1997년 한국 프로축구의 타이틀 스폰서로 활동했다. 또 삼성스포츠단의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서울 삼성 썬더스 등의 용품을 후원했다. 당시만 해도 정식적인 후원계약이 없었고 큰 대회를 앞두고 물품을 지원하는 한시적인 형태의 지원이었다.
이러한 빈틈을 나이키가 치고 들어왔다. 나이키는 1996년 대한축구협회와 정식 계약을 맺었고 이듬해인 1997년 12월 380억원을 투입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의 장기 계약을 맺는데 성공한다. 이후 우리나라 대표팀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내자 우선협상권을 지닌 나이키는 2007년까지 총액 500억원으로 5년간 계약을 연장했고, 2007년에도 4년간 총액 490억원을 베팅해 또 다시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재까지 독점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스포츠용품 전문 관계자는 “축구 전문 유니폼과 용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로는 나쏘, 스타, 키카 등이 있다”며 “그러나 아시아권 축구단 스폰을 꽉 쥐고 있는 글로벌 기업 나이키, 아디다스와는 투자규모에서부터 차이가 현격해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축구용품 전문 브랜드들이 스폰서를 맡고 있는 곳은 국내 몇몇 축구클럽과 유소년 축구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시장 원리에 따라 경쟁력 없는 업체가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 세계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과 올림픽 등을 통해 국내 스포츠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축구협회와 축구 클럽들이 외국 기업 후원에서 눈을 돌려 우리나라 업체를 선정하도록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국내 스포츠 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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