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실손보험 전환이 얌체영업의 수단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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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가입 권유 위해 실손보험 전환 후 보험료 절감만 강조하는 사례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7-25 06:31:10

1·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갱신으로 인한 가입자들의 불만에 금융당국을 비롯해 보험회사가 실손보험계약 전환이라는 제도를 활용할 것을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게다가 전환 후 1년간 보험료 50% 할인이라는 혜택까지 내세웠다. 그 결과 적잖은 가입자들이 기존의 보험을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있다. 비록 1·2세대 실손보험보다는 돌려받는 병원비가 적더라도 납입하는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이 같은 4세대 실손보험의 전환 문제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 좋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보험설계사의 입장에서 실손보험 전환을 하는 것을 무조건 옹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반대할 수도 없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평소 병원에 자주 다니지 않는다면 실손보험 전환이라는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조심스럽게 안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실손보험 전환이라는 문제가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또 다른 ‘얌체영업’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이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일단 실손보험 계약을 전환하게 되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 중 하나가 매월 내는 보험료다. 기존에 비해 적게는 1만~2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 내외의 보험료가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가입자가 나이가 많은 여성일 경우 가끔은 이보다 더 큰 금액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단 부담스러운 보험료를 납입하는 것보다는 병원비를 돌려받는 혜택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실손보험 전환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유리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앞서 거론했지만 병원에 자주 가는 경우 비록 보험료는 비싸도 내가 돌려받는 병원비의 혜택이 납입하는 보험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 1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통원 기준 하루 5000원만 공제하면 나머지 병원비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기에 평소에 병원을 자주 찾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 어느 시기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하루 통원 기준 보상 한도가 10만 원부터 100만 원까지 되는 실손보험 상품이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이 무시된 채 실손보험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정황을 보여 주는 상담 사례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금융취약계층에 해당되는 고연령자들의 경우가 이에 포함된다.

60·70대의 경우 실손보험계약 전환에 대한 궁극적인 목적을 파악하기보다는 일단 보험료가 저렴해진다는 것과 50% 할인이 된다는 내용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여러 가지 수를 두고 충분히 고민이라도 해 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보험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보험설계사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안내할 때는 보다 냉정한 관점에서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야 하는데 보험료가 절감이 된다는 내용만 앞세우고 그 이면에는 간병·치매 보험과 같은 고연령자들이 충분히 관심을 보일 만한 보험상품을 같이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이와 같은 경우의 상담 사례가 있었다. 그 고객은 평소 병원에 자주 다니는 사람인데 보험료가 절감되니 무조건 하는 게 좋다는 안내만 받고 실손보험 전환을 한 다음 간병과 관련된 8만 원 상당의 보험상품에 새로 가입했다는 것이었다. 얘기를 듣고 살펴보니 5000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병원비에 대해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경우라서 당장 놓고 봤을 때는 납입하는 보험료보다 돌려받는 금액이 더 크기 때문에 굳이 서둘러서 실손보험 전환을 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충분히 고민을 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의논을 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 고객에 대해서는 현재 실손보험을 원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보험사에 요청하고 주변 사람들과 충분히 의논한 다음 실손보험 전환에 대한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한 상황이다.

실손보험 전환의 경우 보험회사에서 영업자들에게 실손보험 전환에 대한 상담을 통해 기존의 고객들에게서 새로운 보험계약을 이끌어 낼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얌체 영업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보 전달은 뒷전이고 신계약 창출에만 신경 쓰는 상담을 진행한다면 결국 이 또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실손보험 전환의 문제는 오롯이 가입자의 입장에서 가입자를 충분히 생각하며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할 것을 권한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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