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7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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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15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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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17º
습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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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데 강변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건너지 못하는 압록강과 두만강은 그나마 여름이면 북녘 사람들에게 잠시 동안의 쉼을 허락한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두꺼운 이불이며 옷가지를 들고 나와 빨래를 한다.
흐르는 물에 목욕하면 큰 물줄기는 노천탕이 된다. 아이들은 벌거벗고 강물에 발 담그고 물장구를 친다.
하지만 한여름 압록강변 풍경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으니 물 한 동이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여름 강변에서 풍족한 물을 접하게 된다. 강변에서 저마다 물을 긷는 사람들…. 압록강에 얼음이 얼기 전 흐르는 물줄기를 조금이라도 담고 싶어서일까.
한여름 햇살 아래 파란 물줄기가 대지를 덮는다. 강둑에 묶인 하얀 쪽배에 눈길이 간다. 시퍼렇게 날이 선 독재의 억압을 뚫고 압록강 물살을 헤쳐 갈 수 있을까? 배는 분명 이쪽과 저쪽을 건너 오가는 용도로 쓰이는 것인데, 압록강은 건넘을 허락하지 않는다.
강변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네 모습과 전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억압과 통제가 사람들을 옥죈다. 하얀 쪽배 위에 내려앉은 어둠의 통곡이여. 언제가 되어야 저 물길이 열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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