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º
습도 60%
춘천 19º
습도 55%
강릉 15º
습도 65%
광주 18º
습도 55%
)
태어나면서 제일 먼저 배운 말은 ‘위대한 어버이 수령’이었다. 낳아 주신 아버지의 정을 느끼기보다 위대한 어버이에게 충성하라는 세뇌가 먼저였다. 어버이 수령을 모시고 사는 것이 행복이라며 ‘수령 복’을 외치기도 했다.
‘내’가 아닌 ‘조직’이라는 이름으로 자라나며 어느덧 아버지가 되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존경받는, 사랑받는 아버지가 아닌 위대한 어버이 수령님께 충성을 다하는 조직원의 한 사람으로 존재할 뿐이었다.
그들도 분명 가장으로서 힘겨운 삶의 무게를 지고 가는 아버지들이다. 사랑하는 자녀의 손을 자상히 잡아 주고, 마음껏 볼을 쓰다듬는 아버지가 되고 싶을 뿐이다. 마디가 불거진 억센 손으로 땅을 일구고, 담배 한 모금 내뿜으며 세상 시름 잠시 떨구어 보는 그저 평범한 아버지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북한에서 아버지는 오직 어버이 수령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네 아버지는 언제나 그곳에 서 계셨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서서 억센 기둥이 되어 주신 우리의 아버지들. 그들도 ‘위대한 어버이’가 아닌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불러 보고 싶으리라.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