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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북한 김정은은 남포시 강서구역에 있는 북한 최대 트랙터 생산업체 금성뜨락또르(트랙터) 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한다.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실성 있는 농기계 발전 전략을 세우고 농기계 공업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건 우리 혁명 투쟁에서 근본의 근본인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가장 절실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금성뜨락또르 공장의 모습을 보며 북·중 국경에서 사진에 담았던 풍경이 떠올랐다. 소달구지로 밭을 일구는 옆으로 시골 비포장길에 두 대의 택시가 마주 보고 달린다. 서로 다른 기업소에서 만든 건지 차량의 디자인이 제각각이다. 형형색색의 택시가 비포장길에 흙먼지를 뿌리며 쌩하니 달려가고, 거친 들녘 한쪽에선 소가 느릿느릿 고랑을 맨다. 빠름과 느림, 변화와 정체의 공존이라 해야 할까?
‘천리마’를 주장하던 북한이 이제는 ‘만리마’를 앞세운다. 트랙터 지붕에 ‘만리마속도 창조’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굴러다니기나 할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낡은 트랙터가 하얀 연기를 내뿜는다. 저 속도로는 온종일 일해도 겨우 밭고랑 하나 메우기 어려워 보이는데 만리마 속도를 외쳐댄다.
북한에서는 트랙터를 ‘뜨락또르’라 한다. 처음 그 단어를 접했을 때의 생소함만큼이나 사진 속 모습도 신기하게 다가온다. 트랙터에 연결된 운반차는 나무로 만든 수레와 비슷하다. 현재가 과거를 견인하는 느낌이랄까?
영문으로 TAXI라고 쓴 경광등은 마치 자본주의의 거센 물결처럼 만리마 속도를 내세우는 우리식 사회주의를 휘몰고 있다. 그렇게 세상은 역사의 순리대로 변화를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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