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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당수 현직 교사들이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고돼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18일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의 49재가 되는 이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해 연가·병가·재량휴업을 통한 ‘우회 파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자 교육부는 이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연가·병가를 본래의 용도가 아닌 집회 참가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학교 교육이 천재지변 등을 제외하고는 불시에 멈췄던 적은 없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말처럼 6·25전쟁 중에도 공교육은 멈추지 않았다. 그만큼 교육을 중시했다는 말이다. 더욱이 교육자가 비록 단 하루이지만 불법적으로 교육을 멈추는 일은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 당장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
물론 교사들이 추모 집회를 갖고 교권 확립을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는 건 국민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일이다. 더욱이 지난주에도 안타깝고 비통한 소식이 연이어 전해진 상황이다. 서이초 교사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 양천구와 전북 군산에서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서이초 교사 사건으로 교육계는 물론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고, 이후 많은 교사가 주말마다 서울 시내 중심가에 모여 교육계 개혁을 촉구하는 추모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지난 토요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는 숨진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약 20만 명의 교사가 전국 각지에서 집결했다. 7주째 토요일마다 열린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들은 ‘악성 민원인 강경대응’ ‘아동복지법 즉각 개정’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서초구에 이어 양천구 초등학교의 숨진 교사도 담당 학급을 이끌어가는 것을 몹시 힘들어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군산의 경우 다른 교원의 괴롭힘이 있었다는 증언이 있으나 모두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서의 업무수행과 관련해 고통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의 여론도 교사들의 입장에 공감하고 정부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7주 연속 추모 집회를 이어온 교사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에 양천구와 군산에서도 문제가 반복됐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서이초 교사 사건을 계기로 밝혀진 것처럼 좌파 성향의 교육감에 의해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이후 교권이 위축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윤석열정부가 학생인권조례를 들여다보고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할 사안이 아닌가.
교육부도 교사들의 집회를 강압적으로 막지 않고 있다. 단지 위법적 방법만 피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사들이 상처를 보듬고 새로운 학교 질서를 만들어가는 교육공동체 회복의 날이 됐으면 한다”고 말해 사실상 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감의 엇박자로 혼란에 빠지는 건 일선 학교와 학생·학부모들이다.
정부와 교사들은 ‘교권 회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방법에 있어서 일시적으로 충돌이 있을 뿐이다. 이 갈등을 풀어야 할 1차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교권 회복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이 시급히 나와야 한다. 다만 학생인권을 내세우느라 교권이 무너지는 현실에 분노하는 교사들도 교권을 내세우느라 학생의 학습권을 무너뜨리는 모순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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