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대홍수, 사망자 5300명 실종자 최소 1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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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에 댐 2곳 무너져 … 이재민 4만 명 이상
댐 붕괴 경고 무시… 분열과 부패로 대비 소홀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3 14:33:27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북동부 지역에 대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가 5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실종자도 1만 명에 달하며 이재민은 4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12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가디언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지역 정부는 이번 물난리에 따른 사망자가 5300명 이상일 것으로 관측했다.

모하메드 아부-라무샤 내무부 대변인은 “데르나에서만 5300명이 넘는 인원이 사망했다”고 말했다고 리비아 국영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데르나 구급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2300명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실종자 수도 최소 1만 명을 넘어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타메르 라마단 국제적십자사연맹 리비아 특사는 “4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라며 “최소 1만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피해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스만 압둘자릴 리비아 동부 보건부 장관은 이날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만 구조대원들이 1500구 이상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매장됐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다수의 현지 영상에는 엄청난 양의 흙탕물이 건물들을 집어삼키며 건물 잔해와 자동차 따위가 떠내려가고 많은 시신이 쌓여 있는 참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압둘자릴 장관은 “홍수가 파괴한 규모에 놀랐다”며 “이번 비극은 너무 심각하고 데르나 지역당국과 리비아 정부의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시신이 잔해 속에 파묻혔거나 지중해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10일(한국시간) 리비아 북동부 지역에 폭풍 ‘대니얼’로 큰비가 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불어난 물로 댐 두 곳이 무너졌고 댐에서 쏟아진 물이 인근 지역을 덮치면서 피해가 커졌다.

오사마 하마드 리비아 동부 정부 총리는 데르나 지역을 비롯한 피해 지역 전체를 재해 지역으로 지정하고 3일간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한편 이번 대홍수와 댐 붕괴 등이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온다.

가디언은 이전부터 전문가들이 데르나 지역 댐에 붕괴 우려가 있어 보수를 진행해야 한다고 수차례 경고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한 학술지에 “대홍수가 발생하면 댐 2개 중 하나가 무너져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게재됐다고 소개했다.

가디언은 오랜 내분과 부패, 외세 간섭으로 몸살을 앓는 리비아에서는 도로나 공공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줄었고 민간 건물에 대한 규제 또한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AP는 “10년 넘게 혼란으로 분열된 국가가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라며 “리비아는 동부와 서부의 라이벌 정부로 갈라져 있어 많은 지역의 사회기반시설이 소홀하게 다뤄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유엔에 따르면 리비아는 현재 기후 전략을 개발하지 않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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