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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등성이를 돌아 버스 한 대가 달려왔다. 한적한 시골 마을을 버스가 내달리는 풍경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버스가 갑자기 멈추어 선 곳은 초소 앞이었다.
국경검열대라 불리는 초소에서는 군인이 모든 승객을 일일이 검문했다. 그리고 버스 내부까지 일일이 검문검색을 하는 동안 승객들은 질서정연하게 한 줄로 서서 기다렸다. 그 장면만 보면 차례로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버스에 금지품목이 숨겨져 있지 않은지 검색하는 동안 마음 졸이며 선 사람들이다. 버스에 탈 수 있는 건 검문검색을 마치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특별한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그 한마디 말을 너무도 절박하게 소원하는 북녘 사람들이다.
국경 마을 어디에나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초소는 북한 인권의 열악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곳을 지나가는 모든 차량과 사람은 반드시 검문검색을 받아야 한다. 무엇을 그리도 통제하고 막아야만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누구나 어디든 마음껏 오갈 수 있는 것, 그 단순한 일 하나가 그들에게는 간절한 소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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