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응급실 내원비 보장 꼭 필요한 특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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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우 아닌 보편적인 기준에서 접근해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0-24 06:31:10

예기치 못하게 응급상황이 발생해 병원에 가는 경우가 과연 살면서 얼마나 많이 있을까. 대학병원 응급실에 한 번이라도 가 본 분들은 생각보다 응급환자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에게도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을 한 번쯤 해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응급실에 자주 내원하는 일은 평소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거나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경우 생길 수 있다. 이런 보편적인 상황과는 별개로 현재 보험상품에서 응급실 내원비에 관한 보장을 강조하며 판매를 하고 있는데 소비자의 입장에서 꼼꼼히 살핀 후 가입 결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저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 대부분이 가입하고 있는 실손보험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물론 응급 상황에서 내원해야 한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2016년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응급·비응급이 상관없지만 2016년 1월 이후 가입자는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했을 경우 응급환자에 속하지 않았을 땐 보상받지 못한다. 4세대 실손보험에 들어와서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응급실에서도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실손보험에서 보상해 주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서 응급실 내원에 대한 실손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선 응급환자에 속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응급실 내원과 관련해 발생한 병원 비용에 대해 실손보험혜택 이외에 추가로 ‘응급실 내원(일당)’에 관한 정액 보상을 받으려고 가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좀더 상세히 내용을 확인한 후 상품 가입을 하는 것이 좋다.

우선 이 특약에 가입하기 위해 최소 월 2만 원 이상의 납입보험료를 납입해야 하고 납입 기간은 보통 20년 정도 설정을 하는데 막연하게 ‘살면서 응급실 한 번 안 가겠어?’라는 생각으로 이 보험에 가입한다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선택이 될 수 있다. 현재 내원 시 최고 20만 원까지 보상을 해 주지만 월 2만 원씩 납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1년에 24만 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는 것이므로 1년 기준 1회가 아닌 2회 이상 내원해야 적어도 유리할 수 있고, 살면서도 꽤나 적잖은 횟수로 응급실에 내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로 나에게 이로운 보장일지 정말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는 대목이다.

물론 때에 따라 이 보장이 요긴하게 적용되는 가입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체 수 대비 소수일 것이다. 극한 상황을 예로 들어 가면서 설명하면 보험 중 가입하지 말아야 할 상품은 하나도 없다. 다만 가입하기 전에 보편적인 기준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고 응급실 내원비에 대한 보장이 그 어떤 특약보다도 냉정하게 기준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돈을 벌기 위해 보험 가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큰 금액의 의료비 지출에 대해 도움을 받기 위함이 우선인 만큼 절판 마케팅이나 노이즈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는 것이 좋겠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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