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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술 해외로 빼돌린 산업스파이 처벌 강화하라
해마다 적발 건수 증가세… 중국이 전체의 70%
솜방망이 처벌만으로는 첨단기술 유출 못 막아
법원, 양형 기준 획기적 상향으로 일벌백계하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1 00:02:02
 
 
우리나라 산업기술의 불법 해외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해외 기술 유출 사건이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첨단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발표한 산업스파이 범죄 현황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가 산업과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중범죄임에도 우리가 무방비에 가까울 정도로 둔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따른다.
 
국수본이 올 2월부터 10월까지 산업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사건을 적발해 검찰에 넘긴 건수는 21건이다. 지난해 적발된 12건보다 1.75배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디스플레이·반도체·방산·로봇 등 국가핵심기술이 대거 유출됐다는 점, 다른 하나는 그 대부분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점이다. 정신이 번쩍 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앞서 국가정보원에서 기술 유출 사건을 적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술 유출 사건은 93, 피해액은 25조 원에 이른다. 세계 각국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첨단기술이 산업스파이를 통해 유출되면 개별 기업이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해당 국가의 안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올해 적발된 기술 유출에는 디스플레이 등 국가핵심기술과 로봇 등 첨단기술 2건이 포함됐다. 또 유출된 기술 중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 14건으로 전체의 70%에 가깝다. 범죄 수법도 대담해지고 있다. 예컨대 6월 국내 대형 병원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한 중국인은 무려 1만 건에 가까운 의료로봇 기술 관련 파일을 중국으로 보낸 사실이 적발됐다. 유출된 기술 가치만 60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스파이 범죄가 대담성과 규모 면에서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장치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 6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를 중국으로 빼돌린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삼성전자 전 임원 최모 씨는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보석보증금은 5000만 원이며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러니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법원의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지는 것이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최씨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공범들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으로 취득하거나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부정으로 취득한 반도체 공장 BED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등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 검찰은 최씨 범행으로 향후 국내 기업에 미치는 피해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국수본이 사건을 적발해 검찰에 넘기면 뭘 하나. 법원이 이런 식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다면 국가 산업·안보를 좌우하는 첨단기술을 빼돌리는 산업스파이는커녕 좀도둑도 잡지 못할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오히려 유사 범죄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 특허청 기술경찰이 20193월부터 올 10월까지 검찰에 송치한 산업재산권 침해 사범 1310명 중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단 4명으로 드러났다. 그것도 모두 6개월 미만이라는 가벼운 형이 선고됐다.
 
우리 법원의 양형 기준이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미국의 경우 경제 스파이법에 따라 기술 유출범에게 최대 33년 9개월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법원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서 양형 기준을 획기적으로 상향해 일벌백계로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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