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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소송 벽과 싸우는 심정”… 피해자 ‘끝 모를 고통’
강서구 첫 전수실태 조사 발표… 구청장과 문답
법률상담 지원 미흡… 수면장애·신경쇠약 호소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06 18:40:43
▲ 5일 강서구청에서 열린 ‘전세 사기 피해자 전수 실태조사 보고회’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전세사기 피해 유형과 방지 대책에 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최영호 기자
  
서울 강서구가 전국 자치구로서는 처음으로 전세 사기 피해 전수조사 실시 결과를 발표하고 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뜻을 밝혔다. 
 
강서구(구청장 진교훈)는 5일 오후 7시30분 구청 3층 대회의실에서 100여 명의 피해자가 참석한 가운데 ‘전세 사기 피해자 전수 실태조사 보고회’를 개최했다.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전세 사기 의심 거래 총 1538건 중 23.7%가 강서구에 집중됐다. 피해액도 2753억 원 중 887억 원(32.3%)으로 압도적으로 높다. 강서구 구도심에는 오피스텔·빌라가 밀집해 있어 저렴한 전월세를 찾는 청년층 주거 비율이 높다. 집주인과 공인중개사들이 이점을 악용해 전세 사기를 벌이면서 피해 규모가 다른 도시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11월16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진행된 실태조사는 국토교통부에서 심의가 완료된 피해자 489명과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특별법 제외 대상자 61명 등 총 550명을 상대로 온라인과 유선 상담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30대 피해자가 56.3%로 젊은 층의 피해가 가장 컸으며 피해액은 2억 원 이상 3억 원 미만이 58.1%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 향후 주거계획을 묻는 말에는 응답자 64.1%가 우선매수권 등을 행사해 현재 피해주택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피해주택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했거나 행사 예정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68명이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낙찰 후 취득세 납부·전세대출 상환 부담 등의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대인 부재로 인한 건물 유지보수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자 상당수인 70.3%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피해자가 건물 누수·단전·단수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자들은 보증금 회수를 위해 다양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소송비용 부담과 경제적 손실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 절반 이상은 법률상담 지원을 받았지만 상담 품질이 미흡했다고 답했고 심리지원 서비스는 대부분의 피해자가 이용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피해자 대부분인 89%가 수면장애·위장장애·신경쇠약 등 건강 악화를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제도개선 및 지원방안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악성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처벌 강화 △특별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선 구제 후 회수 △피해자 소득 기준 완화 △정부의 피해주택 매입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보고회는 참석한 피해자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당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후 진 구청장과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된 건의 및 질의 시간에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현재 피해자 지원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화곡동에 거주하는 피해자 A씨는 “서울에 올라온 지 15년 됐는데 19만 원짜리 고시원에서 시작해 보증금 100만 원·500만 원짜리 월세를 살며 모은 1억 원에 나머지 1억 원을 대출받아서 들어간 전세를 사기당했다”며 “피해 이후 혼자 고소를 진행하는 데 법적 절차 등의 어려움으로 벽과 싸우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공인중개사가 악의적이고 조직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보이는데 스스로 증명할 방법이 없기에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구청이 나서서 이런 부분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진 구청장은 “전세 사기로 피해자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며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여러분의 목소리가 정부와 국회를 움직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강서구 차원의 피해 지원방안 확대와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자치구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실태조사는 ‘강서구 전세 피해 및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에 이은 후속 조치로 전세 사기 피해 유형별 현황 분석을 통해 지원 대책 마련 등 제도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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