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성원전 영구폐쇄 없었다면 수조 원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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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2007년 월성원전1호기 계속운전계획서… 이용률 90.8%
“보고서 2000억원 비용 차이 분명”… 한수원 현직간부 첫 공판 증언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5 00:05:00

▲ 14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기본계획안’을 보면 당시 2007년부터 25년 이상 운전하기 위한 사업비는 5465억 원(첫번째 상자)이었으나 경제성은 30년 기준 7420억 원(두번째 상자) 수준으로 흑자수준이었으며 이용률 또한 90.6%(마지막 상자)에 달했다. 이를 문재인정부에서는 2018년 탈원전정책에 맞추어 월성1호기 영구 조기 폐쇄를 결정하기 위해 2022년까지 계속운전 시 경제성을 평가한다면서 경제성을 2000억 원 수준으로 낮췄고 3차례 조작을 통해 이용률도 60%대로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공판에서는 한수원 현직 회계 간부직원이 한수원 내부 회계 보고서와 문재인정부에 보고 됐던 회계법인에서 보고된 월성1호기 경제성 비용이 ‘2000억 원’ 차이가 났다고 증언했다.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 제공.

원전생태계 붕괴를 촉발했다는 혹평을 받아온 문재인정부가 ‘월성원전1호기 영구 폐쇄’를 하지 않았다면 수조 원의 이익이 창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본지가 단독입수한 ‘2007년 2월 월성1호기 계속 운전 기본계획서’의 6번 ‘안전성 평가’ 항목을 참고하면 △압력관 등 일부 설비를 교체할 경우 50년 이상 계속 운전이 가능하며 △캐나다 중수로 원전 설계수명 이후 가동에 대해 적합성을 승인했고 2기는 30년 이상 가동 중으로 △ 월성 1호기의 안전성과 신뢰성은 현재보다 ‘대폭’ 향상된다고 적혀 있다.

특히 ‘경제성 평가’에서 전력연구원은 2002년 평가기준 경상가를 두고 30년 계속 운전시에 7420억 원의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계속 운전 투자비용은 투자한도금액 이내로 경제성이 있다’고 적시했다. 향후 25년 이상 운전을 가능하게 하려고 들인 사업비만 총 5465억 원가량이었다.

강창호 월성1호기 공정재판감시단장은 본지에 “2047년까지 월성1호기를 운영하기로 했는데 처음 계획서에서만 봐도 2030년까지 이윤이 계속 난다고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47년까지 운영했으면 몇 조 원의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을 문재인정부에서 2022년까지만 운영하기로 변경하고 경제성을 2000억 원 수준으로 축소·조작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지 2024년 3월13일 온라인 [단독] “회계장부 2000억 이상 차이”… 월성원전 조작 재판 첫 내부증언 보도 참조>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지난해 낸 ‘탈원전 비용 추정 결과’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정부 5년간 탈원전 비용으로만 이미 22조9000억 원이 발생했다고 봤다. 이에 따른 파급효과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예상되는 발생비용이 24조50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수조짜리 원전 정치논리에 폐쇄”

경제성 변수 두 차례나 조작

한수원 직원 중 유일한 증언

실제 월성원전1호기의 ‘경제성’은 완전히 ‘조작’됐음이 관련 사건 검찰 공소장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월성 1호기 계속운전경제성평가를 맡았던 삼덕회계법인은 2018년 5월4일부터 14일까지 백운규 당시 장관 체제의 산업통상자원부 요구에 맞춰 경제성 변수를 두 차례 조작했다. 1차 때 3427억 원에 달했던 원전 이익전망치가 3차에서 224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가동률과 전력판매단가가 낮아질수록 이익이 줄어드는 데 문 정부 인사들이 이를 압박했는지가 재판의 관건이다.

이 때문에 1차 평가에서 84.9%였던 이용률이 3차에서는 60.04%까지 낮아졌다. 본지가 입수한 원전계획운영서를 보면 연평균 이용률은 2001~2005년에 90%에 달했지만 순식간에 절반 가까이 이용률이 떨어진 셈이다. 삼덕회계법인은 2018년 6월 한수원에 경제성 평가 결과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고 이듬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승인의 근거가 됐다. 이 보고서가 나온 이후 신규 원전 6기 건설계획은 백지화됐고 고리 1호기 등 원전 14기의 수명 연장이 중단되는 등 원전 생태계가 초토화됐다.

문 정부 인사들이 원전의 경제성을 15분의 1 수준까지 깎아 평가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돼 1심 재판이 계류 중인 가운데, 이를 지휘한 것으로 의심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이 검찰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아 기소돼 2021년 6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1심 47차 공판에서 한수원과 외부 회계법인 간 평가금액 차이가 무려 2000억 원 이상 났다는 한수원 회계 간부의 첫 법정 증언이 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부장급 직원은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경제성을 평가한 금액과 삼덕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보고서 금액은 2000억 원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강 단장은 ‘증인 채택’에 있어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고 봤다. 그는 “현재까지 나온 증인들은 산업부의 ‘백운규 일당’인 문OO 등이었는데 문씨는 13차례 재판 증인으로 나와서 위증한데다 사건 공소장에만 68번 등장하는 공범이자 정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수원 측에서 최근 재판에 출석한 증인이 지금까지 증인 중에 유일한 한수원 현직 증인이었다”며 “그에 의해 회계 보고서가 사실상 조작됐다는 증언이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재판의 의미를 되짚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