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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경 KOSA마트 회장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④슈퍼마켓과의 27년간의 동행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5 09:41:59
▲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KOSA마트) 송유경 회장
 
슈퍼마켓은 필요한 상품을 찾아 장을 보느라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의 품질 좋은 상품을 찾으려 열심히 쇼핑카트를 밀고 스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마트의 정경은 한편으로 치열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 안에서 오늘도 더 분주하게,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찾아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송유경 회장은 27년째 일궈 온 삶의 터전인 슈퍼마켓을 치열하다는 말로 표현했다.
  
송 회장은 늘 슈퍼마켓 사업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룩한 성과도 꽤 있다.
 
중소 유통마켓 산업의 현주소
 
슈퍼마켓 사업은 제 몸 하나 지키기도 녹록지 않다. 송 회장도 슈퍼마켓을 운영하기 때문에 그를 에워싼 환경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대형마트에 이어 이번엔 편의점의 무차별 침공으로 슈퍼마켓 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지역을 점령한 데 이어 편의점이 좁은 골목 상권에까지 침투하면서 슈퍼마켓이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 관련해서는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내부에서도 진통이 있었습니다. 소공연에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를 포용해 정회원으로 승격시켰기 때문이죠. 편의점이 5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에 소상공인 범주에 포함시키자는 건데, 편의점 수익 구조를 보면 대기업 자본에 대한 의존이 있잖아요. 자력으로 버티는 슈퍼마켓과는 엄연히 결이 다르다고 봅니다.”
 
슈퍼마켓이라는 무대는 해결사를 필요로 한다. 먹거리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물품이 한곳에 총집결해 있어 고물가·고금리 등 사회의 크고 작은 이슈가 발생하면 민감해질 일도 많다.
송 회장은 슈퍼마켓 사업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 대기업 집단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소상공인의 터전이 척박해지고 대기업 자금이 흘러 들어간 편의점마저 상권 곳곳에서 세력을 확대하면서 중소 슈퍼마켓의 입지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서다. 동네 슈퍼나 편의점·대형마트와 취급하는 상품이 같은 중소 슈퍼마켓이 체감하는 위협의 정도는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송 회장은 주로 집무실에서 슈퍼마켓 산업의 향방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한다.
 
슈퍼마켓과 함께한 발자취
 
송 회장은 일련의 악재 속에서도 슈퍼마켓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잃지 않았다. 이 일념으로 27년째 슈퍼마켓을 직접 운영하면서 산업을 지켜 온 장본인이다. 한 사업에 수십 년 종사하다 보니 애착이 생겨 삶의 기본 뿌리가 된 슈퍼마켓을 꼭 지키고 싶은 의지도 굳건해졌다.
 
군 제대 후 2년이 흘렀을까요. 1996년 슈퍼마켓에 물건을 납품하는 일을 담당했는데 이 경험이 슈퍼마켓 산업과 연결된 소중한 인연이 되었네요. 아무래도 현장 최전선에서 납품을 담당하면서 유통 구조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슈퍼마켓 형태가 정착하기 전에는 도매상이라는 존재가 있었고 지역 슈퍼마켓에만 국한해 물건을 공급하는 구조이다 보니 하루 공급량, 즉 물류 흐름이 매우 제한적이었죠. 시대가 흐르고 유통구조가 변화하면서 지역 기반 물류 거점이 구축되기 시작했어요. 이 바탕에는 슈퍼마켓 협동조합이 있었는데 이 협동조합에 합류하게 되면서 정식으로 슈퍼마켓 경영에도 참여하게 된 것이죠. 절현DC할인마트라고 제가 첫 임원으로서 본격 창업한 슈퍼마켓입니다.
 
전국적으로 중소 슈퍼마켓과 연계된 물류센터는 39개소가 있으며 서울·경인·충청강원·호남제주·영남권의 총 5개 권역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46개의 협동조합이 분포돼 있다. 각각의 조합에는 지역별 물류 거점지가 자리하고 있다. 
송 회장은 이 물류센터의 거점 확보가 사업 발전의 핵심이라고 봤다
 
일례로 담배 판매는 공급망을 확보한 대기업 기반의 편의점이 슈퍼마켓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어요. 담배는 물류비 절감 차원에서 제조사가 택배로 물건을 발송하는데 대기업 본사로부터 유통을 받는 구조인 GS리테일이나 BGF리테일은 자체 물류센터에서 이미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편의점에 빠르게 재고를 확충해 줍니다
반면 슈퍼마켓은 거점 물류센터가 없어 정해진 차기 납품 기일까지 기다리다가 판매 흐름이 끊기는 것이 부지기수지요. 중요한 건 이러한 부분이 산업 간 매출 및 수익성에서 현격한 차이를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관계된 편의점은 자체 보유한 제조사로부터 제조 과정부터 판매까지 일사천리로 해결이 됩니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이 대기업과 직접 경쟁 구도에 놓이면 취약할 수밖에 없죠.”
 
산업 종사자로서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문제를 그냥 묵과할 수가 없잖아요. 물류센터 통합은 제가 20223월 회장으로 취임한 뒤 우선 추진하고자 했던 과제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담배라는 품목이 물류센터를 통해 즉시 납품된다면 보다 유연한 공급을 통해 판매 촉진의 성과도 이룰 수 있을 것이고요. KOSA마트 회장으로서 이러한 현실적인 개선점을 하나하나 채워 나가려고 합니다.
 
송 회장의 인생은 슈퍼마켓에서 시작해 슈퍼마켓으로 맺어진다. 현장에서 여러 문제에 부대끼며 진지하게 임해 온 지 올해로 27번째의 해를 넘겼다. 송 회장에겐 슈퍼마켓 사업이 풀리지 않은 숙제와도 같다. 비록 아직은 현장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초기 단계에 안착한 수준이지만 되돌아보면 어느 만큼의 일부 성과도 있었다.
 
20214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중소 유통사의 온라인 물류 진출을 돕는 중소 유통 공공 활용 풀필먼트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2027년까지 전국 15개점 증축을 목표로 포항·부천·창원 3개 지역에서 시범 진행했으나 애초 계획이 지연돼 제1호점인 포항센터 개소 후 2023년에 이어 2024년도마저 추가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전국 단위의 확대 사업은 무산된 바 있다
 
온라인 사업과 연계해서는 산자부를 통해 풀필먼트 사업을 도입한 적이 있습니다. 지역 협동조합 기반의 거점 물류센터를 확보한 중소유통 물류센터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려던 것인데 안타깝게도 중간에 좌초됐습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유통 디지털 통합물류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96억 원의 예산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이에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추진 중이며 2024년 하반기 통합물류시스템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류시스템의 온라인 기능 접목을 통한 통합 물류 전산망이 확립되면 물류 시스템 기능 확대 대량 공동 주문 수·발주 시스템 ·소 제조기업 연계 자체브랜드(PB) 출시가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삶의 원동력
 
삶의 테두리에 갇혀 살아가지 않기 위해 유통산업에 발을 디디고 나니 형제들이 하나둘 송 회장의 든든한 조력자로 나섰다. 삶의 현장에서 언제나 필사적이었지만 수많은 어려움을 앞에 두고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어려움을 그대로 묵과할 수 없어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로 발돋움해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 자녀들도 아버지의 뜻을 묵묵히 지원하고 있다. 아버지가 꾸준히 지켜 온 슈퍼마켓 사업을 장래의 비전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사업이 자녀 세대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쁠 만큼 송 회장의 슈퍼마켓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유통산업으로의 진입은 순탄했습니다. 자주적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데 슈퍼마켓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식들이 아버지가 하는 사업으로 눈을 돌려 눈빛이 진중해질 땐 조금 걱정이 된 건 사실이에요. 제 세대를 넘어 자식 세대로 사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은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사회적 문제의 여파가 가장 크게 미치고 굴곡이 많은 사업이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굳은 심지를 가져야 한다고 늘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미 슈퍼마켓 시장은 포화상태로 시장 규모가 축소됐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존폐를 고민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빈 점포는 다시 채워지겠지만 오랜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슈퍼마켓이 오래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점포 개발이나 지원 같은 기틀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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