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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이은 김일성 신격화 해체… 태양의 성지→애국의 성지
김일성 생가 있던 만경대 이름 수정
신격화 자제… 김정은 홀로서기 추정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8 17:04:00
▲ 북한 김일성 생일을 경축하는 대학생예술소조 종합공연이 평양시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신격화 해체 작업에 돌입한 모양새다. 최근 김일성의 생일 명칭을 태양절에서 4·15로 변경한 북한이 이번에는 김일성 생가가 있는 만경대를 태양의 성지가 아닌 애국의 성지로 개념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주석 생일 하루 전날인 14일 만경대를 다룬 ‘인민의 마음속에 영원한 유서 깊은 혁명의 성지’ 제목의 기사에서 “만경대는 이 나라, 이 조선을 세기의 단상에 높이 떠올린 애국의 성지, 혁명의 성지”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일성이 만경대에서 보낸 유년 시절에 대해 “조국을 열렬히 사랑하는 애국의 첫걸음을 떼고 혁명적 세계관을 간직한 귀중한 나날이었다”라며 김일성이 어린 나이에 어른들과 함께 3·1인민봉기(3·1운동) 시위대열에서 독립 만세를 부르며 보통문 앞까지 행진한 것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만경대야말로 위대한 수령님의 마음속에 애국·애족·애민의 숭고한 뜻을 심어준 애국의 성지”라며 “애국의 성지에서 수령님께서 한생(한평생)토록 간직한 이민위천의 뜻이 싹텄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만 해도 북한은 만경대를 ‘태양의 성지, 혁명의 성지’로 표현했다. 작년 태양절 기사를 보면 “만경대, 이곳은 우리 겨레가 그처럼 목마르게 기다려 온 민족의 위대한 태양이 솟아올랐기에 온 나라, 온 세계가 다 아는 태양의 성지로 빛을 뿌리게 됐다”라고 했다.
 
그동안 ‘태양’과도 같은 김일성이 태어난 곳이라는 점을 강조해 ‘태양의 성지’라고 했다면 이번에는 만경대가 김 주석에게 애국심이 생겨난 곳이라는 점을 부각해 ‘애국의 성지’로 규정한 것이다.
 
김일성을 신 같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애국을 위해 희생한 존경받을 만한 위인으로 개념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김일성 신격화 자제’로 스스로를 높여 홀로서기를 하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그동안 “김일성 수령님의 존함은 곧 태양”이라며 그의 생일을 태양절로 격상하고 그를 ‘주체의 태양’으로, 인민을 ‘태양민족’으로, 그가 태어난 만경대를 ‘태양의 성지’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 보도를 보면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태양 표현 자체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추세가 뚜렷하다. 북한은 그간 ‘태양절요리축전’으로 개최해 오던 행사의 이름도 올해는 태양을 빼고 전국요리축전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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