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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절실한 관계’… 대화는 겉돌아도 속내는 짬짜미
EU “보조금에 기댄 과잉생산은 불공정”… 中 “존재하지 않는 문제”
시진핑 訪佛… 우크라戰·가자문제 관련 중국의 위상만 높인 3자 회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7 17:12:00
▲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 우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의 3자 회담이 열렸다. 유럽 측 실질적 성과는 없고 중국의 국제적 위상만 높여준 모양새다. 연합뉴스
  
▲ 시진핑 주석이 유럽순방 첫 방문지 프랑스에 도착한 5일(현지시간) 환영에 나선 현지 중국인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5~10일 유럽 순방이 프랑스 국빈방문으로 시작됐다. 국교정상화 60주년에 맞춘, 5년 만의 프랑스행이다. 헝가리와 세르비아 방문도 포함된 이번 순방의 골자는 미국 주도의 ()중국 포위망 뚫기로 요약된다
 
나머지 방문국인 헝가리와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기조와 거리를 둬 온 나라들이며 각각 중국 정보통신회사 화웨이의 해외 최대 거점이자 비야디 자동차공장이 곧 들어설 곳이기도 하‘5월 초 세르비아 방문도 우연이 아니다. 중국과 세르비아는 1999년 5월8일 공습의 기억을 공유한다. 
 
중국인 직원 3명 외 세르비아인 희생자가 14명이나 난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 피격 사태는 미국이 실수를 적극 사과하면서 무마됐으나 ‘오폭을 빙자한 고의’로 알려져 있다. 10여 년 후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의 미발간 회고록을 소개한 홍콩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서방과 적대적 관계인 세르비아의 정보요원들에게 중국대사관이 은신처로 제공돼 벌어진 일이었다.  
 
6(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파리 엘리제궁에서 1시간 이상 함께 한 3자 회담 최대 이슈는 통상마찰 문제였다. 회담 직전 공개 모두발언에서 프랑스와 EU 측 두 지도자가 입을 모아 “중국의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하며 공정무역을 강조했다. 
 
“중국의 국가 주도 과잉생산과 불평등한 시장 접근으로 위협받는 중국·유럽 관계” 공정한 규칙을 보장해야 할 책임” 등 폰데어라이엔과 마크롱의 발언이 있었으나 ‘우리는 그 가격에 도저히 못 맞추니 부당하다’가 실질적 속뜻이다. 다만 중국이 이런 상황을 아예 문제 취급을 안 하고 있어 대화가 겉돌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이 비공개 회담에서 소위 중국의 과잉생산’이란 비교우위나 글로벌 수요로 볼 때 존재하지 않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앞서 회담 석상에선 중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긍정적인 대중(對中) 정책 채택을 희망한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경제·무역 마찰을 적절히 해결하고 서로의 우려를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며 두루뭉실 넘어갔
 
중국산 전기차·태양광 패널·풍력터빈 등의 정부보조금과 저가판매에 대한 EU의 불만 표출이 처음은 아니다. 맞불 놓듯 중국 상무부가 올해 초 EU 원산의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이날의 3자 회동이 유럽에겐 빈손으로 끝난 행사였다면 중국으로선 국제적 위상을 과시할 무대가 됐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분쟁 관련해 중국 역할론’이 주문되자 시 주석은 조기 종전과 평화 회복위기의 정치적 해결 지지 등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후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조성하지도 않았으며 당사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 가능한 한 빠른 포괄적 휴전 실현”과 인도적 지원 보장이 최우선 과제라며 “근본적 탈출구는 두 국가 해법이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3자 회담에 대해 폰데어라이엔이 “솔직한 열린 교류와 토론을 가졌다”며 구체적 성과가 없을 때 동원되는 전형적인 외교 언사로 총평한 반면, 중국 외교부에선 상호 이해 증진과 협력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확인했다”며 적극적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민심 다독이기에 효과적인 어법이다. 
 
중국 외교부 논평에서 “중국은 유럽을 시종 전략적·장기적 각도에서 바라보며 중국 특색의 강대국 외교의 중요한 방향이자 중국식 현대화 실현의 중요한 동반자로 삼아 왔다”고 한 대목은 주목을 요한다미·중 대결 및 서방·러시아 대결 구도 속 유럽·중국이 피차 얼마나 절실한 존재인지가 잘 드러난다.
 
작년 4월 마크롱의 베이징 방문 때 대접이 극진했다. 시 주석은 광저우 일정까지 함께 했으며 에어버스 160대 구매 약속 등 이례적인 환대를 베풀었다. 결국 마크롱으로부터 대만문제 관련해 미국의 추종자가 되지 않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이번엔 마크롱이 시 주석의 남프랑스행에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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