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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 경제 분야 후보자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경제 회복 방안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노란봉투법’ 제정을 강조한 반면, 김 후보는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활성화와 주 52시간제 유연 적용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18일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첫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지금 마이너스 성장 국면이고, 특히 내수가 2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국내 내수 경기가 완전히 다 죽었다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당장 서민 경제가 너무 어려우므로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가계·기업·정부 3대 영역의 적정 역할이 있는데 불경기에는 정부가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곧바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추경을 해서 서민·내수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 재생에너지, 문화 산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전히 판갈이 하겠다”며 “규제를 많이 없애 해외를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마음 놓고 사업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한 혜택을 많이 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및 채무 조정·건설업 지원책 마련·정부 R&D(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제안하며 “정부의 R&D를 대폭으로 지원해서 미래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그 분야로 기업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사용자’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와 노동자 대상 사용자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김 후보는 “그동안 정부는 노란봉투법에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노란봉투법을 또 밀어붙일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이 후보는 “대법원 판례가 이미 (필요성을) 인정하는 법안이다. 국제노동기구도 다 인정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노란봉투법은 사실 헌법에도 안 맞고 민법에도 안 맞는다.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할 수가 없다”며 “쟁의 요구가 계속 벌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반드시 재고해야 하는 법안”이라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두고도 논쟁이 벌어졌다. 김 후보는 “이 후보도 원래는 ‘왜 52시간 예외를 못 해주겠나’ 하지 않았나. (이를 인정해주지 않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 후보 본인이 노동부 장관으로서 직접 유연 근로제 단위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면 된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게 정부의 입장이었다”고 응수했다.
통상 정책과 외교 분야에서는 이 후보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국익 중심”이라며 신중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맨 먼저 나서서 협상을 조기 타결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협상 여지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신뢰”라며 “서로 믿을 수 있을 때만이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저와 가장 우호적인 관계, 여러 가지 신뢰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당선 후 한미 정상회담을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탈원전 정책에 대해 김 후보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하자고 하는 데 원전을 짓지 않고 어떻게 하느냐”고 이 후보에게 질의하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에너지 정책에 관해서는 원전이 필요하냐, 안 하냐 이렇게 일도양단으로 판단할 수가 없다”며 “가능하면 원전을 활용은 하되 너무 과하지 않게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해 가자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원자력 발전 비용이 풍력의 8분의 1, 태양광의 6분의 1도 안 되는데 이렇게 값싸고 안전한 원자력 발전을 안 한 것은 잘못된 환경론자들의 주장 때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외교 정책 논쟁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향한 ‘친중’ 지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최근 중국·대만에 관여 말고 ‘셰셰(중국어로 고맙습니다)’하면 된다고 해 비난받았다. 너무 친중국적 입장이 아닌가”라고 비판했고, 이 후보는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대만과 중국의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도 과거 이재명 후보의 사드 관련 발언 등을 언급하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이 후보가) 계속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한미동맹은 중요하고 앞으로도 계속 확장·발전해 가야 하나, 그렇다고 거기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하며 “외교는 예민한 문제로 유동성 있게 실용적으로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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