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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로 번지진 않았지만… 지하철 방화 사건 대책 없나

5호선 방화 용의자, 이혼 소송에 불만 품은 60대 男
대구 전동차 사고 이후 불연성 소재 교체, 참사 막아
객실 폐쇄회로(CC)TV 실시간 전송 必·용의자 엄벌해야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1 14:00:38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내부에서 60대 남성이 방화를 해 승객 400여 명이 지하 터널을 통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계속되는 지하철 내 방화 사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불은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기관사가 열차를 멈춰 세우고 승객과 함께 소화기로 진압하는 등의 빠른 대처가 이뤄져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화재 당시 객실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관제센터로 실시간으로 전송되지 않은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앞서 2014년 5월에도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불을 지른 사건이 있었다. 사건 당시 남성 A씨는 지하철 3호선 매봉역에서 도곡역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에서 배낭에 담아온 신너통을 개봉해 바닥에 쏟은 뒤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마침 이 현장을 포착한 역무원에 의해 불이 빠르게 진화되자 두 차례에 걸쳐 다시 신너에 불을 붙였다.

현장에서 붙잡힌 A씨는 “운영하던 업소의 정화조가 넘쳐 피해를 입었으며 소송을 통해 보상 받기는 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금액이라 자살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전동차에는 약 370여 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고 전동차 일부가 불에 타긴 했으나 역무원의 빠른 대처로 승객 1명이 발을 삔 것 외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반면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은 192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입은 대형 참사였다. 이후 도시철도공사는 전동차 내부 좌석과 열차 내 자재를 불이 잘 붙지 않는 소재로 교체하고 화재 시 승객과 역무원의 대응 방안 등의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재난 예방 교육을 강화했다.

이번 서울 지하철 5호선 화재 사건은 수십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옮겨진 것 외에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 지하철 참사를 통해 얻은 뼈아픈 교훈 덕분에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60대 남성 B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5호선 여의나루역~마포역 사이 지하철 내에서 방화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와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다”는 등 가정사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1일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피해 규모를 3억 3천만원으로 예상했으며 서울교통공사는 방화범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 등의 법적 대응을 검토할 방침이라 전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지하철방화 #5호선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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