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라서 안주나? 삼성화재 향후치료비 지급거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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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노동자 “향후 치료비 달라”
삼성화재 “법원 판결… 더 이상 NO”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3 15:02:21

▲ 외국인 노동자와 삼성화재의 향후 치료비 논란.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향후 치료비를 달라!”(외국인 노동자 A) “지급할 책임이 없으니 못준다.”(삼성화재) 교통사고 치료비를 받으면 향후 치료비를 받을 수 없는 걸까? 향후 치료비 지급을 놓고 외국인 노동자와 삼성화재가 옥신각신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20대 남성 A는 13일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삼성화재가 향후 치료비 지급을 거절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삼성화재 담당자는 “법원 결정으로 삼성화재 책임이 (1200만 원으로)확정됐다”고 잘라 말했다. 향후 치료비를 지급할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외국인 근로자 A는 2023년 8월 경기도 안산시에서 킥보드를 타고 좌회전하다가 직진하던 승용차와 부딪쳤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A가 오른 다리 경비골 골절상과 구획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비골이란 정강이뼈(경골)와 바깥쪽 뼈(비골)로 경비골 골절은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고 알려졌다. A는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부러진 뼈를 고정한 뒤 근막절제술과 구획증후군 절개부위 봉합술 치료를 받았다.

승용차 보험사였던 삼성화재는 A에게 치료비(약 2173만원)를 지급했다. 그러나 2024년 1월 법원에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A가 전방 주시 의무를 태만한 채 무리하게 좌회전하다가 직진하던 승용차와 충돌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화재는 A에게 지급한 치료비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올해 1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화해권고결정이란 법원이 민사소송에서 소송 당사자에게 화해를 권고하는 결정이다. 당사자가 이의신청하지 않으면 재판에서 화해한 것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서울중앙지법은 승용차와 A 킥보드의 과실을 각각 30%와 70%로 보고 피고에게 치료비 가운데 1088만 9449원을 삼성화재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A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앤율은 삼성화재에 “향후 치료비를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통사고로 일하지 못해서 1000만 원이 넘는 거액을 지불할 여력이 없으니 향후 치료비를 받아서 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삼성화재 시흥보상부는 “금속물내고정술제거비용과 향후치료비용은 당사가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답변했다.

시흥보상부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근거로 향후 치료비와 금속물내고정술제거비용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향후 치료비 지급을 거절한 시흥보상부 관계자는 휴업손해와 상실수익액에 대해서는 의료자문 동의서를 요청했다.

A가 삼성화재에 제출할 진단서를 살펴본 고려대 안산병원은 2024년 11월 “비골골절(모든 부분)을 동반한 경골 몸통의 골절상으로 통증이 지속된다”고 진단했다. 케이메디컬컨설팅서비스는 “골유합이 잘 됐으나 구획증후군으로 인해 근육 위축 소견이 관찰된다”면서 맥브라이드 장해 여부에 대해서 “슬관절과 족관절 회복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 5년 한시 장애”라고 자문했다.

한앤율은 “향후 치료비는 간병비, 흉터 성형비, 금속 고정물 제거 비용 등이 있다. 교통사고가 나면 보험사는 치료비 외에도 향후 치료비를 지급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이를 잘 알면서 부당한 논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가 향후 치료비를 거절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혹시 외국인 노동자라서 향후 치료비를 거절하는 거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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